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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클래식 듣습니다.

아마 이 말 들으면 절 알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표정을 지을겁니다. 아니 그 giantroot가 클래식을 듣는다고? 하지만 요샌 뭔가 인디 록에 대한 애착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게 느낍니다. 트위터에도 계속 적었지만 화제작도 안 듣고.... 문득 느꼈는데 역시 제가 힙스터가 행세를 하는 것은 촌닭이 갑자기 어디 길거리에 주운 깃털을 가지고 공작이 되서 '유후~ 섹시한 까투리들, 나랑 놀지 않을래?'라며 쉐낏쉐낏 팝핀댄스 춤추는 것과 동일한 것이라는걸 깨닫게 됬습니다. (...) 저 같은 남양주 출신 아저씨 취향 촌닭은 아저씨 취향에 만족하면서 살아야죠. 가끔 제가 존나 구닥다리에 목매고 사는 인간이라는 걸 이웃분들을 보며 느낍니다. 근데 정작 오덕이라니 이건 말도 안 돼... (아 오덕 중에서도 ..

トリプルH - 魂こがして

최근에 재미있게 본 애니 [돌아가는 펭귄드럼]은 음악이 의외로 좋더라고요. 하시모토 유카리라는 사람이 맡았는데 현악기만 쨍쨍거리지 않고, 타악기의 섬세한 터치감과 실로폰과 하프시코드의 질감, 일렉트로 긴장감을 유도하면서도 메르헨적인 아련한 감수성을 깔아놓는게 의외로 상당한 내공이 느껴져 좀 놀랐습니다. 애니 리뷰에도 적었지만 들으면서 욘 브리온, 얀 티에르상, 칸노 요코 생각났습니다. 그것보단 좀 더 일본 아니메 OST 풍이 강하긴 하지만. 아무튼 작중에 등장하는 아이돌 트리플 (실은 더블) H의 곡들도 괜찮은게 많습니다. 부르는 곡 모두 일본의 80년대 글램 록 밴드인 ARB 커버인데, 한 두곡 제외하면 모두 완전히 다르게 재해석을 해서 듣는 재미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유명한 ROCK OV..

2011년도 끝나갑니다.

건강하신지요? 저도 건강합니다. 블로그는 조금 방치이긴 했지만. 여러모로 공익 생활로 보낸 파란만장한 1년이였습니다. 그동안 제가 존경했던 분들도 많이 세상을 떠났고 (최근엔 김근태 씨마저 세상을 떠났죠.), 몇몇 밴드는 해체했고, 안 좋은 일도 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좋은 일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후라이드양념 반반이였다고 할까요. 올해는 음반은 재즈나 클래식, 과거 음반들을 듣느라 새 음반은 거의 듣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올해 가장 인상 깊었던 음반은 조빔의 [Stone Flower]였습니다 (....) 그나마 예전부터 좋아했던 밴드들의 신보 정도 챙겨 듣는 정도. 다행히 대부분 괜찮았습니다. 대신 애니하고 게임은 진짜 열심히 파고 들었네요. 특히 애니는 간만에 덕심에 불탔던 것 같습니다. 여..

돌아가는 펭귄 드럼 [輪るピングドラム / Mawaru-Penguindrum] (2011)

브레인즈 베이스, 킹 레코드, 마이니치 방송. 총 24화x25분. 화면비 1.78:1 감독: 이쿠하라 쿠니히코幾原邦彦 시리즈 구성/각본: 이쿠하라 쿠니히코幾原邦彦, 이카미 타카요伊神貴世 캐릭터 원안: 호시노 릴리星野リリィ 캐릭터 디자인: 니시이 테루미西位輝実 컨셉 디자이너: 나카무라 쇼코中村章子, 시바타 카츠키柴田勝紀 아이콘 디자인: 오사카베 와타루越阪部ワタル 음향감독: 이쿠하라 쿠니히코幾原邦彦, 야마다 요우山田陽 음악: 하시모토 유카리橋本由香利 프로듀서: 이케다 신이치池田慎一, 마루야마 히로오 丸山博雄 캐스트: 키무라 스바루木村昴 (타카쿠라 칸바 / 펭귄 1호), 키무라 료헤이木村良平 (타카쿠라 쇼마 / 펭귄 2호), 아라카와 미호荒川美穂 (타카쿠라 히마리 / 크리스탈의 공주 / 펭귄 3호), 미야케 ..

Real Motion/리뷰 2011.12.24

22살의 겨울. 1달간의 게임 마라톤, 그 보고서.

날 보라고! 1달사이에 내 게임덕이 이렇게 커졌어! 1달동안 8개 클리어하고 9번째 게임 잡는 중입니다. 하지만 계속 게임만 하다보니 지쳐서 좀 천천히 하고 있습니다. 그림도 그리고 싶은 것도 있고. 인생에서 게임을 이렇게 많이 클리어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래서 클리어했거나 잡아본 게임들을 간단하게 감상이나 적어봅니다. 정식 리뷰 하고 싶은데 너무 많이 클리어해서 장난이 아니네요 (....) 별도로 적은 거 제외하곤 모두 PS3로 플레이했습니다. 8번까지는 시간순 클리어고 나머지는 그냥 플레이하고 있는 중입니다. 1. 헤비 레인 2011/11/18 - [Fight Test/리뷰] - 헤비 레인 [Heavy Rain] (2010) 아무튼 이 게임은 역사에 남을 게임입니다. PS3를 사야할 이유를 들..

Fight Test/잡담 2011.12.16

Eels - [Beautiful Freaks] (1997)

생각해보니 1990년대는 컷 앤 페이스트가 본격적으로 대중음악사에 대두됬던 시절이였던 것 같습니다. 힙합이 슬금슬금 기어올라 성공을 거두면서 힙합 장르 바깥쪽 뮤지션들이 이 방법론에 대해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죠. 벡이 그랬고, 플레이밍 립스가 그랬고, 이번의 일즈가 그랬습니다. 다양한 리듬과 루프, 효과음, 장르 혼합, 다소 금기시 되던 샘플링을 하면서 그들은 익숙한 고전의 문법을 새로운 느낌으로 재창조해서 장르를 신선하게 만들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둘 다 중견 뮤지션이 됬지만 꾸준히 양질의 결과물을 내놓고 있군요. 일즈는 조금 밀리는 것 같지만. 제 생각엔 이런 백인 락/팝 뮤지션이 컷 앤 페이스트를 접근하는 방식은 비치 보이스와 브라이언 윌슨, 반 다이크 팍스 같은 60년대 미국 사이키..

99RadioService - YOUTHFUL

생각하지도 못한 신인 일본 밴드가 나타났습니다. 이번에 방영하고 있는 치하야후루라는 애니의 오프닝 주제가인데, 듣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 곡엔 시모키타자와 로크의 기분좋음이 한껏 담겨있습니다. 기타가 중심이 되는 파워 팝, 상큼한 질주감과 서정적인 가사.... 흡사 소카베 케이이치 밴드나 비트 크루세이더를 듣는 느낌이였습니다. 어찌보면 단순하지만 가장 원형적인 쾌락을 담고 있는 트랙입니다. 그리고 B사이드의 'Same love, Different heart'는 순수한 어쿠스틱 송으로, 분카이 로크의 서정을 맛볼수 있는 곡입니다. 약간 어설프지만 풋풋한 느낌이 살아있는 뮤비도 그렇고요.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서서히 쿠루리나 슈퍼카의 영역으로 들어서는 걸 생각해보면 이 순수함과 풋풋함, 질주감을 모두 지니고..

Richard & Linda Thompson - I Want to See the Bright Lights Tonight

이 곡이 실린 동명의 앨범을 포크 음반인줄 알고 샀는데 포크 '팝' 음반이여서 당황했습니다. 그러니깐 조안 바에즈나 밥 딜런을 생각하고 샀는데 캣 스티븐슨이나 캐롤 킹, 빌리 조엘, 닉 드레이크 2집이 나온 기분. 하긴 리차드 톰슨이 재직했던 페어포트 컨벤션의 음악들을 생각해보면 당연한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단 페어포트 컨벤션 때보다는 덜 민속적이고 더 팝적입니다. (리처드 톰슨은 [Ligde and Lief] 시절부터 자작곡을 쓰고 싶어했는데 결국 충돌이 일어나 샌디 데니와 동시기에 페어포트를 떠나죠.) 물론 기본적으로 포크 어법이 많이 도입됬고 포크 곡도 상당수 포진하고 있긴 합니다만, 그렇게 간출한 앨범은 아닙니다. 그래도 전 캣 스티븐슨이나 캐롤 킹, 빌리 조엘 같은 걸 무지 좋아하기 때문에 좋았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