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eper Into Movie/리뷰

큐어

giantroot2006. 5. 11. 23:17

내용

도쿄에서 연쇄살인이 일어납니다. 특이한 점은 피해자 목에는 X자가 그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범인들도 범행을 순순히 자백합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범인이 범행을 스스로 자백한다니... 이 사건을 의심한 다카베 형사,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스포일러가 수두룩 합니다.)


다카베가 지목한 범인은 바로 심리학을 공부하다가 사라진 대학생 마미야입니다. 하지만 마미야는 멍한 표정과 모호한 말로 다카베의 속을 긁어 놓습니다. 하지만 다카베는 마미야의 어두운 모습에 점점 끌리기 시작하는데..


마미야는 영화 내내 "당신은 누구야?","당신 이야기를 해달라"라고 사람들에게 말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름,직장,가족관계를 말합니다. 하지만 마미야는 그게 아니라고, 진짜 당신 이야기를 해달라고 말합니다. 그것이 사람들이 마음속에 꼭꼭 숨겨두어 놨던 어두운 내면을 드러나게 합니다. 결국엔... 누군가를 죽이거나 자살하게 되는 거죠.


결말 부분에서는 다카베와 마미야가 하나로 됬다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다카베가 마미야를 죽이고 전도사가 된거죠. 아내를 죽이고, 여종업원에게 살인을 시키는 장면. 정말 인간은 어쩔수 없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마지막 장면은 좀 자세히 지켜봐야 될듯 싶습니다. 후딱 지나가거든요.)


영화에 대한 느낌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영화는 처음 볼때는 아무런 느낌이 없습니다. 불가해하다는 생각만 들뿐입니다. 그러나 하루하루가 지나갈수록 영화 속의 장면들이 떠오르고, 배우,대사,행동,결말이 떠오릅니다. 불안도 함께 찾아옵니다. 그리고 다시 기요시 영화를 찾아서 봅니다. 반복이죠.


영화는 정직하게 말하면 밋밋합니다. 아무런 시각적 충격도 없고, 사건들도 그저 그렇게 지나갑니다. 하지만, 평범한 일상 속에서 살인을 벌이는 장면은 불가해하고 불안한 느낌이 듭니다. 경쾌한 피아노 반주와 함께 벌어지는 파출소 살인 장면과 공공화장실 살인 장면은 그야말로 경악(!) 그 자체였습니다. 평범하게 대화를 나누다가 갑자기 총을 쏴 죽여버리는 것(총소리도 매우 거슬리게 들립니다.)이나 아무런 광기 없는 얼굴로 남자의 배를 가르는 여자를 보면서 섬뜩함을 느꼈습니다.


일반적인 영화에서 보는 스릴은 없지만, 다른 면으로 정말 무서운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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