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ght Test/리뷰

블랙웰 언바운드 [Blackwell Unbound] (2007)

giantroot2008. 1. 30.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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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ke a Blue Note

사실 어드벤처 게임은 스토리와 아이디어가 어느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장르입니다. 이는 다시 말하면, 저예산으로도 훌륭한 시나리오와 아이디어가 있다면 얼마든지 좋은 게임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말이 될 수 있습니다. 와드젯 아이 게임이라는 소규모 제작사가 제작한 블랙웰 시리즈는 좋은 시나리오와 아이디어들을 가진 잘 만든 게임입니다. 이번에 소개할 블랙웰 언바운드 역시 전작의 훌륭함을 잘 살려낸 프리퀼 게임이라 할수 있습니다.

여기서 잠시 블랙웰 시리즈를 소개하자면, 블랙웰이라는 가문의 여자들을 둘러싼 심령 탐정물입니다. 이 블랙웰 가문의 여자들은 3대째 미디움이라는 일종의 무당(...)의 길을 걸어가는데, 전작 레가시는 현대를 배경으로 로자 블랙웰의 모험을 다뤘다면 이번작 언바운드는 70년대를 배경으로 로자의 고모인 로렌의 모험을 다루고 있습니다.

전작 레가시와 비교를 하자면, 레가시의 세계는 2000년대라면, 언바운드의 세계관은 1930년대 같습니다.(실제로는 70년대이지만.) 주인공 로렌과 조이는 전작의 로사와 조이에 비해 하드보일드 탐정 필이 나고, 중심 소재도 상당히 옛 풍인데다 배경음악 조차 전작의 전자음을 버리고 재즈 풍의 스코어로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사실 전작 레가시도 분위기가 좋았지만, 이 게임의 분위기는 상당히 죽입니다. 시나리오가 전작처럼 강한 여운을 남기는 좋은 시나리오인데다, 주인공 로렌 누님이 상당히 멋지게 캐릭터가 잡혀 있습니다. 담배를 멋지게(아 이러면 안되는데;;) 꼬나무는 장면에서는 일종의 퇴폐적인 매력까지 느껴질 정도입니다.  

우선 게임 자체는 일반적인 어드벤처 게임 형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여러 사람들을 끈질기게 캐묻고 실마리를 얻어 사건을 풀고... 전작처럼 이 게임의 퍼즐과 단서 진행은 상당히 논리적이고 잘 짜여져 있습니다. 단서와 단서를 조합해 새로운 단서를 만들어내는 '메모장' 시스템도 상당히 잘 활용된 편이고요. 전작의 단점들이 몇몇 개선됬기도 했는데, 우선 로렌과 조이를 동시에 조정가능하게 만들면서, 전작의 '아씨이놈의조이는언제오는겨'를 해결했고, 다소 보기 힘들었던 메모장의 글씨가 보기 좋게 변했습니다.

단점이 있다면 전작의 컴퓨터 역활을 하는 전화번호부가 다소 불편하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전작의 컴퓨터 검색은 메모장과 연동되서 상당히 편했다면, 이번작의 전화번호부는 메모장과 전혀 연동되지 않아서 직접 이름들을 찾아 쳐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게임 길이가 의외로 짧다는 점도 아쉽고요. 무엇보다 배경 정보 설명이 의외로 불친절해서, 전작을 플레이 하지 않은 사람들은 뭔가 빠진 느낌이 들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블랙웰 언바운드는 전작의 싸한 분위기와 강한 여운과 감동을 주는 시나리오, 좋은 게임 완성도를 지닌 멋진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어드벤처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수작 정통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게임 구입 장소: 공식 홈페이지

*이 리뷰는 어드벤처 커뮤니티 포스트-어드벤처와 인디게임 웹진 PIG-MIN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