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Dev Story로 알려져 있지만, 원본인 일본판의 제목이 게임발전국이기 때문에 게임발전국으로 적습니다.
막장제조국
게임발전국은 일본 카이로소프트가 만든 스마트 폰 용 게임 회사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8MB 정도 하는 그리 크지 않은 게임이지만, 이 게임은 좋은 시뮬레이션 게임이 가져야 할 미덕을 모조리 갖추고 있습니다.
이 게임의 목표는 단순합니다. 게임 회사 사장이 되어 좋은 게임을 만들어 성공을 하는 겁니다. 게임을 만드는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게임의 장르와 소재, 플랫폼 그리고 제작비용을 정하고 게임의 방향을 결정한 뒤, 사내 직원이나 사외 인사를 기용해 게임을 만드는 겁니다.
하지만 이 단순한 목표를 위해 카이로소프트가 준비한 내용들은 상당히 풍부합니다. 우선 직원 훈련에서 얻을 수 있는 장르와 소재의 조합으로 나올 수 있는 가지수가 상당히 많은데다, 그 가지수으로 도출되는 예상치 못한 시너지 효과가 재미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게임 내에선 수영복 온라인 시뮬레이션이나 예술 FPS이라는 괴이한 조합으로 게임을 만들수 있고 심지어 그것으로 성공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창의적인 조합들은 플레이어의 상상력을 효과적으로 자극하고 있으며, '다음은 어떻게 조합해볼까'라는 도전 욕구를 자극해 사람들을 게임에 몰중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게임 개발 역시 플레이의 성취욕을 자극하는 방향으로 세세히 설정되어 있는데, 그 설정들은 그리 어렵지 않게 캐주얼 게임이라는 틀에서 해석되고 있습니다. 게임의 방향과 조합에서 얻을 수 있는 레벨 마스터 기능, 사원 개개인의 능력 수치에 따라 결정되는 개별 요소 (재미 - 창의력 - 그래픽 - 사운드로 나뉩니다.), 사원들의 레벨업과 부스트 업을 위해 필요한 개발 자료 치수 등 여러모로 게임 내에서 신경 써야 할 파라미터들이 많지만, 게이머가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그 요소들을 직관적으로 다듬고 있습니다. 물론 일정 퀄리티 이상의, 최상의 것을 뽑아내려면 여러모로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런 점들 때문에 이 게임은 소위 막장제조기 게임의 필수요소인, 훌륭한 수렁(?)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극적인 과정이 섞여 있지만 [게임발전국]은 게임을 만드는 과정과 그 이후의 홍보, 판매 과정을 의외로 디테일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게임 전람회, 홍보, 나이를 먹어가는 유저층, 마더십 타이틀 선정, 새 콘솔과 그로 인해 퇴출되는 기존 콘솔, 콘솔 개발, 장르 선호도, 사무실 이전, 하청, 속편... 게임을 한번이라도 즐겨본 유저라면 한 번 쯤 접해봤을 게임 업계의 문화에 대해 이 게임은 간결하지만 잘 잡아내고 있습니다.
단점이라면 게임의 길이가 좀 짧습니다. 클리어 기간인 20년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그렇게까지 오래 걸리지 않는데다 20년 이후엔 약간의 덤 이외엔 추가되는 요소가 거의 없습니다. 물론 그 한정된 요소도 충분히 재미있지만, 확장팩으로 추가 요소들을 추가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짧긴 하지만 [게임발전국]은 'Easy to Learn, Hard to Master'이라는 고전적인 룰에 충실하면서도 게임 만들기라는 어찌보면 게이머의 로망이라 할 수 있는 소재를 적절히 직관적이면서도 심도있게 짜여진 시뮬레이션에 배합한, 좋은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돈을 투자할 가치는 충분하다고 봅니다.
P.S. 일본판은 슈퍼 해커라고 영문판의 최종 직급인 해커를 뛰어넘는 직급이 있습니다. 이 점 때문에 일본어를 하실줄 아는 분이라면 일본판이 더 나을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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