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dphone Music/리뷰

[간단리뷰] Salon Music - [MASH] (1995)

giantroot2010. 12. 15. 23:45

 


일본 밴드 살롱 뮤직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건 전무합니다. 일본에서도 마이너 축에 속해서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일본 위키에 제대로 된 정보도 없었고, 대부분의 앨범이 절판 상태여서 CD도 구하기도 힘든 상태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건 1980년대 초에 데뷔해 오야마다 케이고의 지지하-한때 소속 레이블이 트리토리아였음.에 일본 기타 팝을 일궜던 혼성 듀오, 일본 롤링 스톤즈 베스트 선에 [la paloma show]와 거기 달려있던 모 분의 코멘트, 해외 팬이 꽤 있어서 한국에도 온 유명 사이버펑크 작가 브루스 스털링이 팬이여서 [la palmo show] 재발매 해설지를 써줬다는 거, 최근에 복귀 소식이 전부입니다. 적고 보니 전무한게 아니잖아?!

90년대에 나온 이 앨범 [MASH]을 구하게 된 계기는 황당하다면 황당한데, 일본 여행을 갔을때 후쿠오카를 마구 돌아다니면서 음반 쇼핑을 하려고 했다가 구하고 싶은 앨범은 구하지도 못하고 홧김에 북오프에 들어가서 눈에 보이는 앨범을 집었는데 그게 이 앨범이였습니다. 그 전에 이 앨범 수록곡 <Who Just Can't Be Happy?>를 듣고 구하고 싶어서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리 싼 가격도 아니였습니다만, 환율+배송료 생각하면 그냥 참고 넘어갈 수준이였습니다.

그래서 집에 돌아와서 리핑을 하고 들어봤는데 이거 굉장한 물건이였습니다.

여러분 지저스 앤 메리 체인, 라디오 디파트먼트,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 콕토 트윈즈, 걸스 같은 슈게이징 팝 좋아하십니까? 이 앨범은 달달하게 녹을 것 같은 멜로디, 노이즈 속을 둥둥 떠다니는 여성 보컬 같은 걸 좋아하신다면 환상적인 음악을 들려줍니다.

전체적인 앨범의 지향점은 라디오 디파트먼트에 가깝습니다. 걸스보다는 좀 더 이지러지고,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보다는 명확한 구조가 있다고 할까요. 80년대에 대한 묘한 향수도 감지된다는 점도 그렇습니다. <Wanna Be Tied>의 맑게 울리는 드럼 머신 사운드나 <Pop Life>의 80년대 풍 피아노 루핑은 흥겨운 그루브가 그 예죠. <Is It Today?>의 이펙트 먹힌 기타 사운드는 묘한 울림을 만들고 있습니다. <Falling Rain>의 휭키한 기타 루핑는 이들의 뿌리가 좀 더 예전 음악 (60년대 음악)에도 있다는 걸 암시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영향을 받은 뮤지션에 노이!, 시드 바렛, 케빈 에어즈가 거론되기도 합니다. 노이!라...) 다시 노이즈 속으로 침잠해 들어가는 <Down Down>은 첫 트랙 <Who Just Can't Be Happy?>과 좋은 대구를 이루고 있는 슈게이징 팝이고요.

당시 슈게이징 열풍이 끝나가던 와중 12년차 관록을 자랑하던 한 밴드가 내놓은 자신만만한 앨범이라고 할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