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dphone Music/리뷰

João Gilberto - [João Gilberto] (1973)

giantroot2010. 6. 18. 22:54


코드명 화이트: 보싸노바의 핵심

솔직히 저는 이 앨범을 만나기 전에 보싸노바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었습니다. 오노 리사 그런 쪽의 무지 달콤하게 속삭여대는 음악으로 말이죠. 머리가 굵고도 전 여전히 보싸노바에 대해 그렇고 그렇고 음악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 앨범을 사게 된 것은 무더운 여름을 식히고자 브라질 음악에 관심을 가져, 카에타노 벨루소 1집 (작년에 리뷰했죠.)과 같이 산 게 처음이였습니다. 처음 들었을때 심심했습니다. 조용조용 속삭이는 목소리와 기타와 퍼커션 소편성으로 작은 부분만을 차지하는 악기 연주들은 이 앨범은 다소 낯선 앨범이였습니다. '보사노바의 신'이라 불리우는 조앙 질베르토의 명성은 알고 있었지만, 명성에 비해 확 박히는게 없었다고 할까요. 

그런데 잘 들어보면서 이 앨범의 미학에 점점 빠져들기 시작했습니다. 여름밤에 틀어놓고 여러 작업을 하다가 기타 한 대와 목소리 하나로 담담함을 만들어내는 'Avarandado' (카에타노 벨루소의 곡입니다.) 에 흠뻑 빠지기 시작하더니, 제목 하나만으로 스캣으로 흥얼거리며 6분을 이끌고가는 'Undiu', 유명 곡을 자기 식으로 편곡해 부른 'Águas de Março'이 귀에 슥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멜로디 구성 자체는 우리가 보싸노바하면 떠오를 구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보싸노바가 극적으로 부풀리기에 추구하고 있었다면, 이 앨범은 그 점에서 신선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여백의 미라는 말이 절로 떠오를 정도로 공간감을 강조하는 프로듀싱 ('스위치드 온 바흐', [샤이닝] 영화음악로 유명한 웬디 카를로스가 참여했다고 합니다.)과 조앙 질베르토가 가지고 있는 산뜻함과 여유로움이 조화를 이뤄 감정의 가장 깊숙한 부분에 닿습니다.

이 앨범은 독특한데다 위력적입니다. 꽉꽉 채우는 것만이 마냥 능사만 아니라는 걸 몸소 실천하고 있는데다, 보싸노바라는 한 장르에 대한 인식을 바꿀 정도니깐요. 비틀즈의 화이트 앨범이 다양함의 미학을 보여줬다면, 조앙 질베르토의 화이트 앨범은 여백을 미학을 보여줬다고 해도 좋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