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영화 18

사랑에 빠진 것처럼 [Like Someone in Love] (2012)

사랑에 빠진 것처럼 (2013)Like Someone in Love 6.6감독압바스 키아로스타미출연타카나시 린, 오쿠노 타다시, 카세 료, 덴덴정보드라마 | 프랑스, 일본 | 109 분 | 2013-10-17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사랑에 빠진 것처럼]은, 사람들로 가득한 도쿄의 바를 보여주면서 누군가가 전화로 다투는 소리가 깔리면서 시작한다. 자연스레 우리는 그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아 화면을 탐색하게 되는데 키아로스타미는 관객들이 소리의 주인공이 카메라에 잡히지 않고 화면 밖에 있는 캐릭터가 말한다는걸 알아차리고, 대화에서 언급한 나기사가 카메라 앞에 앉는 그 순간 컷을 전환해 목소리의 주인공, 아키코를 보여준다. 키아로스타미는 이 화면과 소리의 불일치를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섬세하게 짜여진 영화의 층..

새드 배케이션 [サッド ヴァケイション / Sad Vacation] (2007)

새드 배케이션 (2008)Sad Vacation 7.2감독아오야마 신지출연아사노 타다노부, 이시다 에리, 미야자키 아오이, 오다기리 조, 이타야 유카정보드라마 | 일본 | 136 분 | 2008-03-13 아오야마 신지의 [새드 배케이션]은 짧게 [헬프리스]의 사건을 뉴스 기사처럼 건조하고 딱딱하게 언급하면서 시작한다. 그리고 영화는 어둠 속에서 사내들이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는 장면을 보여준다. 곧이어 켄지는 중국인 아이인 아춘을 데리고 도망친다. 그가 집에 도착했을때 우리는 그가 자막에 등장했던 켄지와 유리가 이 영화의 주인공이라는 걸 알게 된다.이때 아오야마는 키타큐슈 삼부작의 또다른 주인공인 [유레카]의 타무라 코즈에를 데려온다. 어린 나이에 혼자서 끔찍한 시간을 마주해야만 했던 그 소녀다. 다행히..

달의 사막 [月の砂漠 / Desert Moon] (2001)

달의 사막 (0000)Desert Moon 0감독아오야마 신지출연미카미 히로시, 나츠야기 이사오, 카시와바라 슈지, 아키요시 쿠미코, 하기와라 켄이치정보드라마 | 일본 | 128 분 | 0000-00-00 아오야마 신지의 [달의 사막]은 도입부에서 무기력하게 누워있는 인물들을 보여 준 뒤 달을 아래로 수직 이동하면서 찍은 샷에 타이틀이 뜨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비치 보이즈의 'Caroline No.'가 깔리는 와중에 우리가 볼 수 있는 장면들은 뉴스 클립들과 주인공이 차를 타고 어디론가 이동하는 것, 주인공 가족의 개인사들을 담은 영상과 사진들을 엮은 몽타주들이다. 첫 두 샷이야 그렇다쳐도 영화 내용을 생각해보면 뉴스 클립들의 등장은 조금 이례적이다 할 수 있는데, 아오야마 감독은 이 뉴스클립이라는..

헬프리스 [Helpless] (1996)

헬프리스 (2000)Helpless 4.5감독아오야마 신지출연미츠이시 켄, 이사야마 히로코, 츠지 카오리, 아사노 타다노부, 사이토 요이치로정보범죄 | 일본 | 80 분 | 2000-03-00 아오야마 신지의 데뷔작 [헬프리스]는 키타큐슈 상공을 날아다니는 조감 샷으로 시작한다. 허나 이 영화는 그런 시작과 달리 얼마 안 되는 장소를 옮겨다니며 벌어지는 일을 담는다. 첫 영화답게 돈은 별로 들인 티가 안 보이고 장소는 한정되어있는데다 인물들도 그리 많이 등장하지 않는 이 영화는 그러나 어떤 팽팽한 긴장감이 도사리고 있다. 1989년 여름 키타큐슈. 야스오라는 야쿠자가 형기를 마치고 키타큐슈로 돌아와 죽은 보스를 찾는다. 하지만 옆에서 진실을 알려줘도 야스오는 그 사실을 믿지 않고 오히려 잔인한 폭력을 휘..

덤불 속의 검은 고양이 [薮の中の黒猫 / Kuroneko] (1968)

쿠로네코 Kuroneko 0감독신도 카네토출연나카무라 기치에몬, 타이치 키와코, 오토와 노부코, 사토 케이, 토우라 록코정보공포 | 일본 | 108 분 | - 신도 가네토의 [덤불 속의 검은 고양이]는 일본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전설의 고향 풍 동양 공포 영화다. 하지만 영화는 초장부터 '안전함'을 기대한 관객들을 한방에 KO시킨다. 한 마디의 대사도 없이 극을 끌고 갔던 [벌거벗은 섬]를 만든 신도 가네토 감독답게 [덤불 속의 검은 고양이]는 별다른 설명없이 평범한 일본 전국시대 서민 여성에게 들이닥친 잔혹한 비극을 침묵의 미학으로 풀어내 관객의 숨통을 잡아챈다. 이 장면에서 신도 감독은 약한 개인을 무자비하게 파괴하는 전쟁의 참혹함, 나아가 당시 일본 봉건 사회의 폭력적인 징후를 짚어낸다. 여자 귀..

살인의 낙인 [殺しの烙印 / Branded to Kill] (1967)

살인의 낙인 Branded To Kill 10감독스즈키 세이준출연시시도 조, 난바라 코지, 타마가와 이사오, 마리 안느, 오가와 마리코정보범죄, 액션 | 일본 | 91 분 | - 오즈 야스지로가 서민들의 삶과 어떤 찰나적인 깨달음을 하나의 정물화를 추구하고 오시마 나기사와 이마무라 쇼헤이가 그에 반대해 정치와 욕망을 스크린에 끌어들일때 스즈키 세이준은 싸고 빠르게 패스트푸드 같은 영화를 찍고 있었다. 이 말이 심하다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사실이다. 1960년대 스즈키 세이준은 닛카츠 고용 감독으로 액션 오락 영화들을 찍고 있었다. 조감독 입사 시험으로 영화계에 들어왔다는 이력처럼 그는 도제식으로 감독의 자리에 올라선 사람이다. 스즈키 세이준이 한때 무시받았지만 지금까지 살아남은 이유는 위대한 감독들이 그..

도쿄 이야기 [東京物語 / Tokyo Story] (1953)

동경 이야기 Tokyo Story 9감독오즈 야스지로출연류 치슈, 히가시야마 치에코, 하라 세츠코, 스기무라 하루코, 미야케 쿠니코정보드라마 | 일본 | 136 분 | - 일본의 영화 감독 오즈 야스지로는 보통 일본적인 영화를 만드는 거장으로 소개되곤 한다. 물론 평범한 일본인들의 삶과 감수성에 대한 관찰을 '다다미 샷'라는 지극히 일본 전통 건물 양식에 맞춘 샷으로 서구 영화의 호흡과 다른 정적인 호흡으로 찍는다는 점에서 오즈의 '일본적 색채'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메세지도 일본 전통에만 천착해 있냐,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즈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도쿄 이야기] (동경 이야기로도 통하기도 한다.)를 보고 느낀 생각이다. 영화 내용은 사실 별거 없다. 히로시마 오노미치에 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