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eper Into Movie/잡담

괴물 (2006)

giantroot2006. 7. 31. 21:24
2006.07.28 롯데 시네마 구리에서 감상.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봉준호 영화는 왠만한 거 다 봤다. 단편 지리멸렬부터 최근작 괴물까지. 이 아저씨의 장기는 뒤틀린 사회에 대한 풍자 아닐까 싶다. [지리멸렬]에서 질 낮은 사회지도층의 행태, [플란다스의 개]의 비리로 가득찬 교수사회, [살인의 추억]의 80년대 정치 상황 등등. 한가지 특이한 점이라면 장편영화에서 풍자의 정도가 점점 세져간다는 점이다. 교수 사회와 일상 - 과거 정치 상황 - 현 정치 상황..

이번 괴물도 그 정치적 강도가 상당히 세졌다. 괴물에서 풍자대상은 '잘못은 지들이 해놓고 가만히 있는 인간 괴롭히고 엉뚱한 것 쫓고 거짓말이나 치는' 현 정치다. (좀 구체적으로 말하면 정부 관계자와 미국.) 없는 바이러스 있다고 말하고, 조사도 안하고 평범한 사람을 미친놈 밀어붙이고..

이 영화가 결정적으로 보통 괴물영화와 다른 것은 풍자뿐만이 아니라 좀 찝찝한 결말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스포일러 당해서 알고 있었지만, 그리 해피한 결말이 아니다.(어찌 보면 해피하다고 볼수 있겠지만.) 마지막에 강두가 이상한 소리를 듣고 총을 꺼내는 장면은 완전히 치유되지 않은 상태를 암시하는 걸 보면 알수 있다.

괴물 그래픽은 어색하지 않게 잘 만들어냈다. 다만 불타는 장면이 조금 어색하게 느껴졌다.

어쨌든 괴물은 오랜만에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살인의 추억보다 좀더 현실에 와닿아서 공감이 갔고, 오락영화로써 기능을 다해냈다. 장르영화를 만들려면 이렇게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