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 감독 영화는 제대로 본 영화가 없었습니다. 아이스 스톰 같은 작품들이 훌륭하다고는 들었는데, 저의 귀차니즘이 승리를 거두는 바람에(←).. 그나마 TV에서 자주하는 와호장룡은 토막토막 끊어져있었고요.(대신 저희 아버지가 무척 좋아합니다.) 최근에서야 센스 앤 센서빌리티를 중간부터 다 봤습니다.
소문은 듣고 갔지만, 아ㅠㅠ 정말 가슴에 구멍을 뻥 뚧는 영화였습니다. 동성애에 대한 묘사가 익숙하지 않아서 충격적이였지만, 마지막의 에니스의 "I Swear..."는 아직도 제 가슴에 드릴질을 해대고 있습니다. 가히 명대사는 요런걸 말하는 겁니다.
다만 영화 자체가 미국적이고, 동성애에 대한 묘사가 익숙하지 않아서 베스트 순위에 좀 낮게 매깁니다.
6. [라디오 스타] 이준익 감독은 점점 자신감이 붙는 듯 합니다. 황산벌이 볍씨였다면 왕의 남자는 싹을 움텄고, 이번 라디오 스타는 여물어가는 과정을 보는 것 같습니다.
라디오 스타는 간단히 말해서 정말 잘 만든 휴먼드라마입니다. 최곤과 박민수의 관계를 세세하게 보여주면서, 유머와 감동의 비율도 잘 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인물들이 공감이 가고 몰입이 됩니다. 앞으로 이준익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는 고민을 안해도 될것 같아요.
하나 고쳐야 할 점은 다소 투박하다고 느껴지는 부분들인데, 그냥 영화를 계속 만들면 자연스럽게 다듬어질거라고 생각합니다.
5. [괴물]
정말 논쟁이 많았던 영화였지요, 하지만 그런 논쟁들을 떠나서 일단 잘 만든 영화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우리 사회에 큰 쟁점인 미국에 대한 감독의 시각을 장르 영화의 형식을 빌어 상업성과 작품성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점에서 칭찬받을만 합니다. 장르 영화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잘 대답하고 있습니다.
봉준호 감독도 훌륭했지만, 배우들이 더 훌륭한 것 같습니다. 특히 변희봉은 발견이라고 할 정도입니다.
4. [세계]
지아장커의 특기는 바로 펄떡펄떡 살아 숨쉬는 현실성일건데요, 이번 영화에도 잘 살아 있습니다. 이른바 제 5세대 감독들이 잡아내지 못하는 현실을 그는 예리하게 잡아내고 있는데, 거기다가 형식에 대한 실험도 훌륭합니다.
다만 저번에 본 임소요보다 길어져 좀 지루하다는게 단점일텐데, 그래도 중국의 현실을 알고 싶다는 분들은 한번 보시길 바랍니다. 후회는 안할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허풍만 떨어대는 최근의 장이머우나 첸카이거보다는 지아장커가 좋습니다.
그리고 감독님, 올해 베니스 영화제 수상하신것 축하드립니다. 그런데 저 감독님 사인 잊어버렸(퍽)
3. [귀향]
알모도바르 영화는 이게 처음이다만은, 이 영화보고 기회가 있으면 다 보겠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자칫하면 자극적일수도 있는 소재를 자극적이지 않고, 오히려 고단한 삶에 대한 위안과 여성들의 화해와 연대에 관한 따뜻한 영화를 만들어내는 알모도바르의 능력이 대단합니다. 혹자는 다소 정체되어 있다고 하지만, 매너리즘이라 보기엔 너무나 유연하고 아름답습니다.
알모도바르 뿐만 아니라 배우들도 훌륭했습니다. 페넬로페 크루즈는 아름다움하고 억척스러움을 잘 연결시켜줬고 아우구스티나 역의 배우(미안해요, 이름은 기억 안납니다)는 정말 훌륭했습니다.
2.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아아 올해 가장 기대했던 영화였습니다. 정말 그 기대에 보답을 해주네요.
전체적으로 투박하지만, 이 영화에는 진심이 담겨 있습니다. 특히 후반부 주인공 데미안이 연인에게 작별 편지를 쓰는 장면은 제 마음을 갈가리 찢어놓더군요. 삐뚤어진 시대를 정직하게 살아가고 싶었지만 결국엔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의 고백이 절절히 담겨 있는 명대사였습니다.
[태극기 휘날리며]와는 비교도 안되는 형제간의 치열한 애증관계도 높게 쳐줄만 합니다.
킬리언 머피는 앞으로 제 머릿속에 좋은 배우로 기억될듯 싶습니다. 부디 헐리우드에서 성공하길. 그리고 성공하더라도 이런 영화에도 자주 나오길 기원합니다.
1. [판의 미로]
올해 본 영화중에 최고를 뽑으라면 당연히 이 영화입니다. 으잉?하시는 분들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판타지이면서도 동화의 달콤함 뿐만이 아니라 잔인함도 잡아내 그것을 현실로 들어다 보는 장치로 썼다는 점에서 영화는 충분히 올해의 베스트를 차지할만 합니다.
그리고 꽤 슬픕니다.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처럼 삐뚤어진 시대를 정직하게 살아가고 싶었지만 결국엔 비극을 맞이하는 사람의 이야기이지만 주인공이 어린아이인 점이 이 영화를 비극적으로 만듭니다.
아무튼 엉터리 홍보때문에 그냥 넘기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영화입니다.
안타깝게 놓친 영화들
(위에서부터 리턴,수면의 과학,미스 리틀 선샤인,황혼의 빛,가족의 탄생,시간,미 앤 유 앤 에브리원)
리턴은 시간이 애매해서 못봤는데, 베니스영화제에서 대상을 차지해서 보고 싶었던 영화였습니다. 대충 스타일이 어떨지는 짐작이 가지만(←)
수면의 과학,미스 리틀 선샤인,황혼의 빛은 언제든지 예매해서 볼수 있었지만.. 내년에는 꼭 하나라도 보고 싶습니다. 최소한 일월이 가기 전에는 봐야지요,,
가족의 탄생,시간은 안타깝게 묻힌 영화들이지요. DVD나 구할수 있다면 봐야 되겠습니다.
미 앤 유 앤 에브리원은 극장 갈수 있었습니다만은, 역시 귀차니즘의 승리 아싸(퍽) 역시 DVD로 감상해야 되겠군요,
총평
올해 본 영화들은 모두 준수한 영화였습니다. 하긴 폭탄들은 요리조리 잽싸게 피해다녔기 때문일까요;; 내년에는 폭탄도 찾아봐야되겠습니다.(퍽)
2007년에도 좋은 영화가 나오길 기원하면서 끝내겠습니다
애니는 올해 나온 것은 본게 별로 없군요. 내년에는 한번 해보겠습니다. 음악도 같은 이유로 패스.(귀찮아서 패스하는건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