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털처럼 가볍게
블론드 레드헤드은 이번 음반이 처음이다. 그 전작 [Misery Is A Butterfly]이 좋은 평을 받고, 판매량도 좋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나에게 있어 블론드 레드헤드는 이 음반으로 기억될듯 싶다.
아무튼 음반 이야기를 해보자면, 이 음반은 대중들도 비교적 접근하기 쉬운 멜로디와 감수성으로 가득차 있다. 콜드플레이나 라디오헤드같은 비통한 감수성이 이 음반을 맴돌고 있으며, 찢어질듯한 마키노 카즈의 보컬도 그런 감수성에 한 몫 한다. 첫 트랙 23와 두 번째 트랙인 Dr. Strangelove은 이런 부분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트랙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앨범이 단순한 라디오헤드-카피로 가득차 있다는 것은 아니다. 블론드 레드헤드는 자기만의 음악 팔레트를 가지고 있으며, 트랙마다 그들의 아이디어와 기지로 번뜩이고 있다. 통통튀는 신디사이저와 스산한 기운이 알싸하게 씹히는 6번째 곡인 Silently가 그 예일 것이다. 전반적으로 잘 짜여진 멜로디와 과하지 않은 실험 정신이 돋보이는 잘 만든 음반이다.
이 음반으로 보아서, 블론드 레드헤드는 제2의 플레이밍 립스가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 다만 플레이밍 립스와 달리, 그들의 음악 풍경은 우울하다. 그래도 여전히 좋긴 하지만.
*커버의 라켓소녀는 마키노 카즈가 어느 서커스에서 본 쇼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라 한다.
*뒷 커버에 트랙리스트가 없는게 유일한 불만이다. 아무리 단순함을 모토로 했다지만, 트랙리스트 없이 어떻게 음악을 찾아 들으란 말인가?
평가 점수: A
(이 글은 대중음악 전문 블로그 ourtown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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