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dphone Music/잡담

Orchestral Manoeuvres in the Dark - Souvenir

giantroot2014. 7. 20. 01:57



오케스트럴 머뉴버스 인 더 다크Orchestral Manoeuvres in the Dark 속칭 OMD는 1980년대 신스 팝의 물결을 타고 흥행에 성공한 밴드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나름 재미있는 노선을 취했던 밴드입니다. 당시 신스 팝 밴드들이 조르지오 모르더가 혁명을 일으켰던 디스코에서 이어지는 댄서블 노선을 추구했다면, OMD는 그 노선에서 한 발짝 비껴나 부유하는듯한 전자음이 만들어내는 소리의 질감을 팝의 가치에 충실한 멜로디에 녹여넨 곡들을 만들었습니다. 실제로 OMD가 만드는 리듬 섹션과 그루브는 댄서블하고는 다소 떨어져 있습니다. 이 앨범 이전에 발표한 'Enola Gay' 정도가 예외라 할 수 있는데 이것도 완전한 조르지오 모르더 스타일이라고 하기엔 미묘하죠. 실제로 이들은 에코 앤 더 버니멘이라던가 티어드롭 익스플로전 같은 네오 사이키델릭 밴드하고 어느 정도 연이 있었습니다.


이 곡이 수록된 [Architecture & Morality]는 그래서 대단히 독특한 서정미를 자랑하는 걸작 신스 "팝" 앨범입니다. 비틀즈에서 비롯된 아련하고 덧없는 애상적인 멜로디와 몽롱하게 형성되는 소리의 질감들이 묘한 멜랑콜리함을 만들어낸다고 할까요.  앰비언트의 시조인 브라이언 이노의 영향력을 느낄수 있는데, 이 곡 다음 트랙인 Sealand 같은 곡은 후일 오브 같은 앰비언트 하우스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