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dphone Music/잡담

Girls - Alex / The Pains of Being Pure at Heart - Belong

giantroot2012. 2. 11. 00:46



요새 유행과 거리에 멀고 블로그 업데이트도 느릿느릿한 giantroot입니다만 좋은 최신 문물은 가끔 체크하는 중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구입하게 된 걸즈와 페인즈 오브 비잉 퓨어 앳 하트 새 앨범은 참 좋았습니다. 양질의 인디 팝은 언제나 환영이죠.

일단 걸즈의 앨범은 선공개된 'Vomit' 제외하면 이 곡이 제일 마음에 들었습니다. 슈게이징이라긴 보다는 쟁글팝에 가까운 곡이지만 슈게이징의 잔향과 씁쓸함을 조금씩 남기는 기타와 의외로 휭키한 리듬, 쓸쓸한 목소리로 매력적인 여성 알렉스에 대한 자조가 섞인 가사을 읇는게 묘한 멜랑콜리를 안겨줍니다.

페인즈...의 'Belong'도 상당히 좋은 곡입니다. 땡글거리는 신시사이저와 그 속에서 아련하게 울려퍼지며 달리는 기타가 인상적인 곡입니다. 기타 연주하고 프로듀싱한게 상당히 스매싱 펌킨즈스럽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스매싱 펌킨즈에 관여한 앨런 모울더와 플러드가 프로듀싱에 참여했다고 하더라고요. 신의 한수라고 칭하고 싶습니다. 시끄럽게 달려가며 울려퍼지는 육중한 퍼즈톤 기타 속에서 여린듯한 목소리가 인상적인데다 멜로디는 90년대 영국 기타팝 밴드의 좋은 점을 이어받았습니다.

두 앨범 다 전작들에 비해 깔끔하게 다듬어졌다는 느낌입니다. 사운드 질감도 그렇고 곡 구성도 좀 더 정교해졌습니다. 걸즈는 좀 더 야심차게 곡 길이를 늘리면서 70년대 주류 팝스의 추억을 회고하고 있는 것 같고 (딥 퍼플부터 폼프 록 영향이 많이 느껴집니다.) 페인즈는 반대로 90년대 얼터너티브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만듭니다. 이런거나 좋아하다니 저는 인디 록의 최첨단하고는 거리가 먼 사람인가 봅니다. 하지만 정말 좋은 걸 어떻게 합니까. 나이가 먹을수록 단순한게 좋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