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뭐 브라질 팝스나 MPB를 잘 알고 있는건 아닙니다. 카에타노 벨루소가 만든 레전드 1집 (인류 역사에 남을만한 순간이라 생각합니다), 오스 무탄치스 1집 (이것도.), 조앙 질베르토 (셀프 타이틀이 인류 역사에 남을 순간이지만 Amoros/Brasil 앨범도 제법 좋더라고요.)정도 가지고 있는 중. 질베르토 질이나 갈 코스타, 밀뚠 나씨멘뚜 (Minas 같은 앨범은 구하기 힘듭니다. 제발 재발 좀 엉엉...) 같은거 우리한테 있을리가 없어.... 뭐 여튼.
에두 로보 1집은 제법 특이한 앨범입니다. MPB이긴 하지만 긍정적이다 싶을 정도로 에너지가 넘쳤던 카에타노 벨루소나 오스 무탄치스와 달리 침잠한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첫 트랙'Casa Forte'의 그 미묘한 그늘이라고 할까요, 그게 인상적인 곡입니다. 뒤쪽에 배치된 목관 악기의 풍부하면서도 잔향을 남기는 동안 가라앉은 에두 로보의 보컬이 곡을 끌고가다가 갑자기 박자와 리듬이 변화해 질주하듯이 치솟았다가 휙하고 끝냅니다. 그러면서도 그 음예한 감수성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이후에도 이런 경향이 이어지는데 개인적으로는 보사노바 비트에 차분히 속삭이는 'Zum-Zum'과 잊을수 없는 도입부를 지닌 'Rancho de Ano Novo'가 인상적입니다.
어쨌든 이 앨범의 멜로디나 가사들은 오스 무탄치스가 까불까불대며 장난치는 느낌이나 카에타노 벨루소의 정치적인 아이러니와 풍자하고는 거리가 멉니다. 개인적이고 내밀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러면서도 리듬과 비트은 그들처럼 복잡하고 원초적인 느낌을 유지하고 있어 독특한 영역을 만들고 있습니다. 정념을 만든다, 라고 할까요. 묘한 매력 때문에 꺼내듣게 만드는 앨범입니다.
반대로 엘리스 헤지나라는 MPB 가수의 전속 작곡자로 일하다가 이 앨범으로 독립 선언한 이반 린스 1집은 팝스입니다. 오케스트라, 신시사이저, 전자 피아노, 해먼드 오르간 등 다채로운 악기들로 꾸려내는 곡들은 아주 달콤한 멜로디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멜로디와 그것을 구성하는 비트나 리듬들은 우리가 MPB 명반들을 들으면서 느낄수 있는 요소들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이반 린스의 음악은 세르지오 멘데스가 만드는 쾌청한 질주가 담긴 국제화된 보사노바 팝스를 떠오르게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다만 보사노바에 속했던 세르지오 멘데스와 달리 이반 린스는 는 MPB라는 장르에 충실했고 실제로 이 앨범과 이반 린스는 MPB의 고품격 상업화의 길을 열였다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오스 무탄치스나 카에타노 벨루소, 질베르토 길 같은 뮤지션이 코어였다면 이반 린스는 코어를 품고도 그걸 세련되게 다듬을줄 알았다고 할까요. 대표곡 'Abre Alas'과 카에타노 벨루소의 명곡 'Avarandado' 재해석은 그 지향점을 확실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Lamp 멤버들이 영향을 준 뮤지션으로 이반 린스를 들고 하는데 확실히 영향을 받았다고 할만합니다. 여튼 뛰어난 브라질리안 팝스 앨범이고 브라질 대중음악사를 설명하면서 빼놓으면 안될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라지만 브라질 음악을 겉햛기로 알고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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