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5

Anita O' Day - It's Delovley / Love for Sale

아니타 오'데이는 스윙 시대부터 활동한 이름있는 재즈 보컬이지만, 빌리 홀리데이 - 사라 본 - 엘라 피츠제럴드로 대표되는 대표적인 디바에 비하면 인지도는 낮은 편입니다. 굳이 따지자면 엘라 피츠제럴드 과에 가까워요. 모던 재즈보다는 빅밴드에 활동하면서 스탠더드 팝을 주로 노래했으니깐요. 아니타 자신도 빌리 홀리데이와 엘라 피츠제럴드에 대한 존경을 표했으니... 물론 엘라가 여전히 흑인 보컬 특유의 끈적한 블루스와 가스펠의 향취가 남아있다면, 백인인 아니타는 훨씬 가볍고 산뜻합니다. 블로썸 다이어리처럼 롤리타 목소리까지는 아니지만 품위있으면서도 사뿐히 날아다닌다고 할까요. 콜 포터의 유명곡인 Love for Sale과 It's Delovely를 해석하는 아니타의 목소리는 당당하면서도 고상한 품위를 지닌 ..

Blossom Dearie - Lover Man

블로썸 다이어리는 비밥과 쿨 재즈 시대에 활동하던 여성 재즈 보컬입니다. 그리고 지금 올린 곡은 버브하고 계약을 맺은 처음으로 발표한 동명 음반에 실린 곡입니다. 원곡은 빌리 홀리데이 꺼. 보통 이 시절 백인 재즈라면 보컬이나 연주 가리지 않고 진득한 리듬이나 바이브로 꽉 찬 임프로바이제이션 (종종 소울풀하다고 하는) 보다는 깔끔하면서도 우수에 찬 서정을 기대하게 되는데 (빌 에반스나 쳇 베이커), 그 점에서 블로썸 다이어리는 그런 서늘한 감수성을 잘 전달하고 있는 가수입니다. 우아하게 울리는 베이스와 잔잔히 항해하는 피아노도 좋지만 무엇보다 이 곡의 진짜 주인공은 블로썸의 목소리입니다. 귀여우면서도 약간의 음예한 어두움을 지닌 목소리는 곡이 가지고 있는 공기를 함뿍 드러내고 있습니다. 유러피언 쿨링 머..

Lalo Schifrin - [Piano Strings And Bossa Nova] (1962)

랄로 쉬프린은 영화 음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족적을 남긴 사람입니다. 특히 영화광들 사이에서 블리트와 미션 임파서블, 더티 해리의 사운드트랙은 꽤나 유명하죠. 긴박감과 훅이 넘치는 테마와 그와 대조되는 깔끔한 편곡과 풍윤한 오케스트라 연주는 헨리 만시니와 버나드 허먼에서 시작된 헐리우드 영화 사운드트랙 계보를 잇고 있으면서 동시에 존 윌리엄스와 한스 짐머같은 정통파 작곡가부터 대니 알프만이나 욘 브리온 같은 개성 넘치는 작곡자 같은 후배 영화 음악 감독들에게 큰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랄로 쉬프린이 본격적으로 영화 음악에 뛰어든 시기는 클래식 할리우드가 끝나가던 1960년대였는데, 이 시기를 기점으로 (스타 워즈가 출현하기 이전까지) 한동안 할리우드는 세상의 어두운 부분을 이용해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습니..

John Coltrane - Blue Train

1950년대 중반부터 재즈엔 하드 밥이라는 새로운 움직임이 대두됩니다. 비밥에서 출발한 하드 밥은 쿨 재즈의 시크한 태도와 상반되게 하드 밥은 블루스와 가스펠 음악에 영향을 받아 좀 더 에너제틱하고 강렬한 싱커페이션 (당김음)과 임프로바이제이션을 추구했던 흐름이였습니다. 이런 강렬함은 종종 사이키델릭한 바이브를 만들어내기도 하는데, 대부분의 하드 밥 뮤지션들이 약물 상용자였던걸 생각해보면 이 바이브는 약물의 효과를 긍정했던 최초의 바이브라 볼 수 있을겁니다. 존 콜트레인의 [Blue Train]은 그 점에서 하드 밥이라는 흐름을 잘 짚어내고 있는 앨범입니다. 타이틀 트랙 'Blue Train'은 10여분 동안 청명한 멜로디와 그에 대조되는 강렬한 즉흥 연주로 청자를 잡아채고 있습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Herbie Hancock - [Head Hunters] (1973)

재즈는 간신히 기초만 뗀 수준이지만 그 중 허비 행콕과 마일즈 데이비스는 무척 좋아합니다. 마일즈야 뭐 신이니 말이 필요없고, 허비 행콕은 어찌보면 마일신보다 더 자주 들었는데 블루 노트 시절 쿨 재즈의 영향권에 있으면서도 그루비한 감각이 느껴져 뭣도 모르던 아새였던 저에게 상당히 쿨하게 들렸습니다. (비록 블루 노트 era 베스트 들은게 전부지만;) 그러다가 2011년부터 재즈를 좀 들어보자, 라는 생각에 존 콜트레인의 [Blue Train]과 함께 사왔습니다. 왜 이 앨범이냐면, 제가 전통적인 재즈 영역에 속해있었던 블루 노트 이후 era의 허병국에 대해선 일천해서 궁금했습니다. 허비 행콕은 이 앨범을 내기 전까지 블루 노트 - 워너 - 컬럼비아 순으로 이적을 했는데, 워너 시절에도 [Mwandi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