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레슬러입니다 격투 종목 자체를 좋아해본 적이 없다. 사실 누군가의 패배로 끝나게 되는 스포츠라는 것에 그렇게 많이 열광해 본 적이 없다. 좀 불편하다고 할까? 아무튼 그랬다. 대런 아르노프스키의 [더 레슬러]는 속된 말로, 구닥다리스럽다. 그의 대표작 [레퀴엠]에서 보여줬던 세련되고 음울한 편집 및 촬영술도, 정교하게 구성된 시나리오도 없다. 1980년대 프로 레슬링 대스타였던 랜디 램은, 이제 한물간 스타가 되어 살아가고 있다. 그는 링 위에서는 스타지만, 링 밖에서는 그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망가진 사내일 뿐이다. 잘 풀리지 않던 그에게 마지막으로 경기할 기회가 찾아온다. 솔직히 보기 전만 해도, 이 영화가 허세로 밀고 갈까 걱정했다. 하지만 영화가 시작되고 얼마뒤에 그런 걱정은 사라졌다. 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