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dphone Music/잡담

201001 음반일기 Part 1

giantroot2010. 1. 27. 00:17

1월엔 음반을 엄청나게 많이 질렀습니다. 한 15장 정도 질렀나요? 그 중에서 힙합 음반은 따로 포스팅할 예정이고 가장 할 말이 많았던 로스 캄페시노스! 1집은 이미 리뷰를 올렸습니다.

....그렇게 따지더라도 음반이 한 9장 정도 남았는데, 이 중에서 먼저 가장 강렬한 첫 인상을 남겼던 다섯 장의 음반에 대해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나머지 4장은 Part 2에서 다룰 예정입니다.  


1. Ramones - [Ramones] (1976, Sire)

이것이 펑크다. 1~2분안에 쇼부보는 그 근성에 경의를 표할 따름입니다.


2. The Brunettes - [Sturcture & Cosmetics] (2007, Sub Pop)

귀여운 60년대 걸 팝과 개러지 록의 직진성이 예쁘장하게 결합된 인디 팝 앨범입니다. 다른 건 몰라도 'Brunettes Against Bubblegum Youth'는 2000년대의 싱글로 꼽을만큼 걸출합니다. 별나지만 귀여운 혈기왕성한 팝송이에요. 물론 다른 곡들도 센스가 좋습니다. 명반이 되기엔 지나치게 귀엽지만, 여전히 좋은 인디 팝 앨범입니다.

그런데 2009년에 신보가 나왔는데 다들 무관심인거야 ORZ

3. The Libertines - [The Libertines] (2003, Rough Trade)

트위터에도 적었지만 이 앨범, 솔직히 음반 완성도는 좀 떨어집니다. 덜컹거린다고 할까요. 'What Katie Did' 같은 곡은 의도와 상관없이 좀 웃기고요. (악쓰며 달려들다가 갑자기 '슛~ 슛 두비두비두 밤밤' 푸하하하... 아무리 진지하게 봐도 좀 웃깁니다.) 하긴 둘이 대판 싸우고 나온 앨범이니 완성도가 좋은 건 기적이겠습니다만. (그런 점에서 와장창 싸우면서 걸작 내놓은 비틀즈나 XTC는 좀 짱인듯요.) 여러모로 완성도라는 측면에서는 1집이 듣고 싶어지게 하는 앨범입니다.

하지만 이 앨범은 그 모든 단점들을 뛰어넘을 장점이 있는데, 바로 청춘을 보내고 있는 남자라면 동감할 수 밖에 없는 그 어떤 게 오롯이 담겨있다는 점입니다. 그게 정확히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 앨범에 매혹되버리더라고요. 그리고 악을 쓰며 질주하면서도 절대로 고고함을 잃지 않겠다는 저 위풍당당함(라고 적고 오만함 혹은 거만함으로 읽는다)! 이게 영국 록이죠. 미국 애들은 못하는 부분이랄까.

재결합 가능성이 꽤 높다는데 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4. Autechre - [Tri Repetae] (1995, Warp)

아 내가 글리치/IDM 듣고 감동할 줄이야... 'Leterel'의 신시사이저 오케스트레이션 듣고 눈물...까지는 말고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장르가 좀 난해하다고 생각했는데 (포스탈 서비스는 글리치-팝이니.) 생각을 고쳐먹게 되네요. 아무튼 'Leterel' 정말 멋집니다.

비평적으로 설명하자면 지금 글리치 하면 다들 으레 생각하는 요소들이 이 앨범이 대부분 집약되어 있습니다. 파직거리는 정전기 같은 비트가 날아다니면서 원자 단위로 리듬을 쪼개는데, 프레퓨즈 73 1집과 더불어 비트와 리듬이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런데 미국에선 제목에 ++를 붙이고 Second Bad Vibel를 포함하고 발매했나 보네요? (뭐 이젠 절판됬다고 하니 아무래도 상관없게 됬지만 말입니다.)

5. Gang of four - [Entertainment!] (1979, EMI)

음악적으로나 미학적으로나 메세지적으로나 급진 좌파였던 갱 오브 포의 기념비적인 첫 앨범입니다. 생톤의 노이즈 기타를 연주한다보다 쥐어뜯는듯한 스트로크와 댄스 리듬, 그리고 좌빨 가사가 신경질적으로 귀에다 쏘아대는게 투쟁심을 자극합니다.

전반적으로 쥐박 가카가 요구하는 사고 방식이나 미학의 대척점에 있는 음반입니다. 'Natural's Not In It'라던가 'Damaged Goods'이 그렇죠. 특히 '5:45'에 담긴 선각성은 가히 묵시룩적이여서 무섭습니다. '게릴라 전은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모워2의 공항 학살 논란을 한번 거친 지금 이 시대와 너무 잘 어울리는 메세지라고 할까요. 아 이러다 코렁탕 먹는거 아닌지 몰라. (...)

듣다보면 (대략 [주말]을 기점으로 한) 중기 정치 성향의 장 뤽 고다르 영화의 청각화라는 느낌도 좀 듭니다. 단 고다르보다 대중 예술이라는 명제에 충실합니다. 덜 먹물적이라고 말할 수 있겠죠. 게다가 댄스 펑크가 갑자기 탄생한 장르가 아니라는 증거물 1호로 제시할만한 획기적인 실험 정신도 돋보입니다.

...사실대로 고백하죠. 이 앨범 아주 예전에 어둠의다크로 들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땐 잘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어느정도 내공이 쌓이니깐 이 앨범이 왜 좋은지 알겠더라고요.

'Headphone Music > 잡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싱글단평] Soldier of Love Cry  (4) 2010.01.30
[PV] The xx - VCR  (4) 2010.01.29
김트리오 1,2집 재발매  (2) 2010.01.25
[짧은 글] Do Make Say Think가 한국에 오는군요.  (4) 2010.01.23
[PV] Hurts - Blood, Tears & Gold  (8) 2010.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