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y! Ho! Boy! Hey! Ho! Girl! Here We Go!
이름부터 어딘가 얄딱꾸리한 로스 캄페시노스! (번역하자면 농부들! 정도로 될까요? 이렇게 적고 보면 굉장히 구수한 이름이군요(...))는 사실 2006년 웨일즈 수도인 카디프에서 결성된 7인조 인디 록 밴드입니다. 밴드 성원명을 캄페시노스!라는 성으로 개명했다는 점과 수록곡 제목들에서 알 수 있듯, 이들은 라몬즈처럼 꽤나 유쾌한 센스를 지닌 밴드입니다. 첫 앨범 [Hold On Now, Youngster...]은 그들의 유쾌한 음악을 꽉꽉 눌러담은 선포입니다.
얼핏 들어보면 리버틴즈 이후 크게 흥했던 UK 개러지 록 유행들을 답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로스 캄페시노스!는 자신만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이들은 라몬즈나 버즈콕스 같은 무자비한 속도와 훅이 담겨있는 펑크 팝를 고! 팀이나 아케이드 파이어 같은 흥겨운 떼창과 인디 록의 경제적인 구성에 곁들여 신명나는 로큰롤의 세계를 펼쳐보입니다. 이런 음악들은 싱글로도 발표한 'Death to Los Campesinos!'나 'My Year in Lists'에 잘 담겨 있습니다. 로스 캄페시노스!는 여기서 무자비한 에너지와 아찔한 멜로디를 흥겨운 떼창과 연주에 얹어서 담아냅니다. 듣는 사람조차 신명나다가 지쳐 나가 떨어질 정도로요.
이 와중에 로스 캄페시노스!는 단순히 질주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런 질주를 좀 더 세련되게 다듬어 내려는 노력을 합니다. 'Broken Heartbeats Sound Like Breakbeats'에서 중간에 광희에 찬 질주를 멈추고 멜랑콜리로 접어드는 곡의 구조나 'This Is How You Spell, "HAHAHA, We Destroyed the Hopes and Dreams of a Generation of Faux-Romantics"'나 'Knee Deep at ATP'의 착실히 쌓아가는 에너지들은 그들이 단순한 일직선적인 파워를 어떻게 발전시키려고 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흥미로운 곡은 따로 있는데 바로 여기저기 화제가 되었던 'You! Me! Dancing!'입니다. 이 곡은 전형적인 포스트 록 중좡중좡 연주처럼 층위를 꽉꽉 잡아먹는 기타 노이즈로 점진적으로 시작했다가 갑자기 간결하고 날렵한 펑크 팝으로 변신합니다. 꽤 효과적입니다. 서로 다른 스타일의 충돌로 긴장감과 재미를 부여한다고 할까요. 개인적으로는 이 점이 포스트 록에 대한 뼈 있는 농담처럼 들리더라고요.
여전히 신인 밴드다운 치기가 중요한 뼈대를 차지하고 있는 앨범이긴 하지만, 로스 캄페시노스!의 데뷔작은 여전히 근사합니다. '광속의 질주와 놀라운 훅'라는 명제에 충실한 데뷔 앨범이라고 할까요. 그러면서도 그것을 세련되게 다듬어낼줄 아는 똘똘함도 겸비하고 있습니다. 여러모로 후속작이 기대되는 밴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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