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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보고 왔습니다.
이야기는 그냥 무난하게 괜찮습니다. 훌륭하거나 심오하거나 그렇진 않지만, 적어도 보시면서 '이 자식이 날 우롱하나' 혹은 '아 정말 지루하네' 하는 생각은 안하실겁니다. 대사가 좀 오글오글거리는 부분이 있지만 그럭저럭 수비권입니다. 한 가지 특기할만한 점은 수정주의 서부극의 영향이 많이 느껴지더라고요. 특히 나비족은 완전 미국 네이티브 아메리칸들... (이 사람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볼지 궁금하네요.) 전반적으로 새롭진 않지만 왕도를 충실히 따른 시나리오입니다. 배우들은 미셸 로드리게즈와 시고니 위버 제외하곤 인간 쪽에 등장하는 배우가 대부분 인지도가 낮은 배우더라고요. 이 쪽도 그리 튀는 것 없이 기능적으로 잘 연기했습니다.
다만 국면 전환에서 주인공 보정을 좀 심하게 때려박은 부분이 있습니다. 자세히는 얘기 못해드리겠지만 보시면 아실겁니다. 그 뒤로 이어지는 장면들을 보면 천하의 라이벌도 주인공 보정 앞에선 어쩔 수 없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단순히 기술적 문제일수도 있지만...)
이런건 별 중요하지 않고 영상 표현기술 부분이 가장 핵심이겠죠.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정말 대단합니다. 제임스 카메론이 10년동안 두문불출할 이유가 있더라고요. 3D 효과들이 의외로 과시적이진 않았지만 아무튼 정말 경탄스럽습니다. 나름 영화 제작에 관심이 있는 사람인데 보면서 '난 안될꺼야 아마'라는 말이 절로 나오더라고요.
입체 영화를 처음 접해서 느끼는 피로감만 제외하곤 이질감이나 어색함 없이 실사 인물들이나 샷하고 잘 어울리는데다 시너지 효과도 대단합니다. 게다가 카메론 아저씨의 뇌에서 뿜어져 나오는 異세계에 대한 CG 묘사들은 말이 안 나올정도로 경이스럽습니다. 이것만 감상하더라도 2시간 40분 후딱 갑니다.
그래서 결론을 내리자면... 놓치지 마세요. 그리고 IMAX 3D로 꼭 보시길 바랍니다. 정 안되면 3D로 스크린 큰 극장에서 잘 보이는 곳에 앉아서 보시길 바랍니다. 2D는 강력 비추! 이 영화의 재미를 90% 깎아먹습니다.
P.S.1 중간에 노골적인 공각기동대 인용에 좀 뿜었습니다. 아니 그 자세(자세한 것은 스포여서 생략)와 의미를 따라하다니!이 덕후!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게다가 주요 히로인이라고 할 수 있는 두 명(시고니 위버와 나비족 여인네)은 츤데레 포지션...
P.S.2 [디스트릭트 9]도 그렇고 요샌 '자기들이 힘들여 일하진 않고 외계인을 공격하는 은하계의 대악당 인간!'을 주장하는 영화들을 자주 보게 되네요. SF에도 수정주의 바람이 부는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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