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eper Into Movie/리뷰

회로 [回路/Kairo]

giantroot2006. 1. 30. 19:43


1.
내가 컴퓨터라는 것을 처음 접한 것은 바로 4~5살 때였다. 당시 집에는 DOS가 깔린 486 컴퓨터가 있었다. 그런데 기억을 더듬어 보면 나는 컴퓨터를 두려워 했던 것 같다. 컴퓨터를 하는 것을 나는 문 뒤에 숨어서 보곤 했다. 인터넷이라는 것을 제대로 써본 것은 4년전 일이다. 그전에도 접해 봤지만, 그때는 접속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초고속 인터넷이라는 것을 만나고 난뒤에야 인터넷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다.

왜 인터넷을 하는가 라고 누군가 물어보면, 아마도 나를 반겨주는 사람이 있어서 라고 나는 대답할 것이다. 솔직히 나는 친구관계가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다. 그렇지만 인터넷에서는 나의 성격이 그렇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인터넷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하지만, 걱정도 있다.
-이런 관계들이 나중에 끊어지면 어쩌지?

나는 사람들 관계가 깨지는 것을 가장 두려워 한다. 그런데, 인터넷 이라는 것은 언제든지 관계를 쉽게 맺고 끊을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아직 관계가 끊어지지 않았지만, 나중에 상처받고 끊어지면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을 하면 정말 아찔하다.

2.
'죽은 뒤에 나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해본적 있다. 그 뒤에 나의 정신은 어디로 가버릴까(아 생각만 해도 힘들다.)라는 것에 도달 하면 정말 찝찝한 느낌이 든다. 죽은 뒤에는 영원히 홀로 일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살아 있는 사람들은 다 살아 있는데, 아무도 죽은 내곁에 있어주지 못한다라는 아찔한 깨달음.

3.
[회로]는 죽음과 고독, 미지에 대한 공포다. 세계는 멸망하고 주인공들은 고독과 유령의 유혹과 맞서 싸워야 한다. 나는 이 영화를 보고 내 생각을 정리하는 동안 내가 컴퓨터를 두려워 했던것과, 죽음에 대한 상념들을 떠올렸다. 어쩌면 죽음은 영원한 고독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나마 나에게 위안을 주는 것은 바로 나를 기억해주는 이가 있다는 점이다.

아마 살아있는 동안에도 적용이 될지도 모르겠다.새로운 미디어에 대한 공포는 앞으로 더욱더 커질 것이다. 사이버 스페이스는 더욱더 깊이 들어 갈수록 알수 없는 것이 더욱더 늘어나므로. 게다가 새로운 것이 또 등장할지 모르는 세계에 우리가 살고 있으므로.

*이외에 더 적고 싶은게 있었지만, 더 적으면 혼란스러워질까봐 적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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