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우선, 이런 '맨' 류 영화 치고 상당히 잘 만든 편입니다.
2.이 영화에서 가장 성공적인 부분이라고 하면, '맨'류에서 자주 보이던 키치적인 분위기를 상당히 제거했다는 점입니다.
팀 버튼이 원작 '맨'류가 가지고 있던 키치적인 분위기를 소화해,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어냈다면,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는 그런 키치적인 분위기를 제거하고, 현대적인 분위기에 대입시키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종종 영화는 데이빗 핀처 영화처럼 보입니다.(특히 [조디악]) 영화 화면 질감도 굉장히 즉물적이다는 느낌도 들고, 영화를 지배하는 암울하고 어두운 터치도 데이빗 핀처의 그것과 닮아 있습니다. 매끈하고도 힘 있는 연출과 이야기 구조도 그런 인상에 한 몫을 합니다. 다른 점이라면, 크리스토퍼 놀란의 연출에는 스타일 과시가 적다는 정도?
물론 어쩔 수 없는 '맨' 영화라 똥폼이 가끔 보이고, 등장 인물들의 어쩔 수 없는 비현실성도 보이지만, 영화의 느낌은 놀랍도록 현실적입니다.
3.히스 레저의 조커 연기는 말 그대로 '스완 송'에 어울리는 연기였습니다. Rest in Peace. 조커라는 인물에 대해 몇마디 적자면, 그의 사악함은 말 그대로 카오스 입니다. 이성의 끈 조차 사라진 카오스, 랄까.
4.하비 덴트 캐릭터는 좋았습니다. 나락으로 추락하는 캐릭터는 언제나 봐도 드라마틱 하죠. 그나저나 영화 개봉전 투페이스 모습이랍시고 사진이 공개된 게 있었는데, 그거 실제였더군요.
투페이스 캐릭터 자체는 좀 단순한 감이 없잖아 있지만... 복잡하게 만들었다면 10배 암울해졌을 겁니다. 그리고 지금 자체도 그리 나쁘지 않고요.
5.결론을 내리자면, 좋은 영화입니다. 하지만 이게 과연 [대부]를 밀어낼 정도인가? 혹은 영화사의 걸작인가? 라고 물어보면 좀 망설여집니다. 영화사엔 남을 것은 분명합니다. '맨' 영화의 어떤 정점으로 말이죠.
하지만 전 지구촌과 세대를 넘나드는 클래식이라 하기엔... 저희 부모님이 불평하시는 걸 보면 좀 애매합니다.("결국 만화였네!") 저희 부모님에게는 그닥 다가오지 않은 걸 보면 좀 문제가 있을 듯 싶습니다.
모르죠. '배트맨'을 단지 미국 만화로 보는 저희 부모의 감상과 '배트맨'이 70년동안 연재되며 정신문화에 공고히 자리 잡은 그네들 부모의 감상 사이엔 얼마나 큰 갭이 있을 줄.
6.중간 클럽 장면에 Boom Boom Satellites 음악이 나옵니다 :) 두 곡을 리믹스한 거더군요. '4 A Moment of Silence' , 'Scaterrin' Monkey' 이 두 곡 입니다.
7.조커 간호사 복장은 의외로 잘 어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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