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Fly/만화

플라네테스 [プラネテス / Planetes]

giantroot2008. 6. 3.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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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의 첫번째 삶


다 봤습니다. 중간에 보다가 말다가 하다가 결국 결판을 봐버렸네요.

일단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만화의 줄거리를 설명하자면, 우주시대를 배경으로 데브리 청소부인 하치마키와 타나베를 중심으로 다양한 에피소드가 얽혀지면서 하나의 주제로 나아가는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우주를 배경으로 했지만, 기존의 SF만화와 달리 상당히 선적(禪的)인 분위기가 강합니다. 예를 들자면 선문답식의 질문이 어느정도 존재하고(많이는 아니지만), 여백을 활용한 컷 연출도 은근히 많습니다. 평범한 SF물과 달리 스펙타클함을 강조하기 보다, 디테일함을 강조하는 점도 그 예일듯 싶고요.

이 만화의 큰 주제는 바로 이 선문답 속에 담겨져 있습니다.

당신은 돌아갈 곳이 있습니까?

주인공 하치마키는 처음에 한가지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방해하거나 되는 것들에게 매정한 반응을 보이지만 어느 순간 그 분노에 허무함을 느끼게 됩니다. 결국 그는 삶의 중요한 부분을 하나 깨닫게 됩니다. 그 과정이 한치의 센티멘탈리즘이나 시니시즘 없이 담담하면서도 성숙하게 그려지는데, 그런 태도가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절대로 그 돌아갈 곳을 쉽사리 이야기하지 않는 태도도 좋았고요.

그 외, 개별 에피소드들이 전해주는 주제들도 좋았습니다. 캐릭터 설정 및 그림체도 좋고, 한마디로 말하자면... 완벽합니다. 첫 장편인데도 이 정도까지 도달한 것을 보니 작가분이 괴물 맞긴 맞나봅니다.

개인적으로 하치마키 캐릭터는 초반엔 [데어 윌 비 블러드]의 다니엘이나 베르너 헤어조크 영화하고 자꾸 싱크로 되 보이더군요. 상당한 집념과 그에 어울리는 광기를 가진 캐릭터라는 느낌이였습니다.(적어도 초반엔 말이지요)

결론을 말씀 드리자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강력추천합니다. 저번 [씨 인사이드] 때처럼 보고 난 뒤, 영혼이 충만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겁니다.

PS.제 인생은 결국 리뷰로 귀결되는군요ㅠㅠㅠㅠ 간단히 쓰고 끝낼려고 했는데, 또 리뷰를 쓰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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