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리 원스The Only Ones는 펑크 시대에 등장한 영국 밴드지만, 당대엔 별로 인기를 끌진 못했습니다. 앨범 세 장만 내고 4년만에 단명한데다 이 곡이 가장 유명하긴 하지만 사실은 발표 당시 뉴질랜드 챠트에 뒤늦게 중위권에 오른게 전부입니다. 당대에 인기 있었다긴 보다는 해체 후 재발굴된 밴드라 보는게 정확할겁니다.
사실 그들의 음악은 펑크이긴 하지만 우리가 아는 섹스 피스톨즈의 펑크라고 하기엔 애매한데 그들에겐 지나치게 아름다운 하모니와 멜랑콜리한 가사, 적절하게 치고 빠지는 스튜디오 기술과 악기 세션 (심지어 이 곡이 실려있는 첫 앨범 수록곡에는 색소폰도 등장합니다.), 메이저 레이블 (컬럼비아 레코드)가 있습니다.
즉 당대 영국제 펑크 중에서도 버즈콕스나 더 잼 과라 할만한 밴드인데, 음악적인 면에서는 버즈콕스보다는 더 잼 쪽에 가깝습니다. 그만큼 60년대 모드 밴드들의 영향력이 확실히 느껴집니다. (퍼렛은 실제로 더 후, 롤링 스톤즈, 지미 헨드릭스 평전을 쓰기도 했습니다.) 물론 빅 스타와 배드핑거 같은 파워 팝 밴드들도 빼놓을수 없겠죠.
음악을 타고 흐르는 보컬 피터 퍼렛의 목소리도 분노하긴보다는 게으르고 삐딱하게 사랑사와 일상, 약물 이야기 (올린 곡도 약물 관련 묘사가 있습니다.)를 시니컬하게 짓씹습니다. 이 점에서 가사는 오히려 버즈콕스에 가까워요. 블랙 유머라도 현대 영국 사회에서 소외된 청년의 분노를 외치는 잼의 사회고발성 강한 풍자라긴 보다는 딸딸이가 좋아 미치겠는데 여친은 날 차버리고 나는 찌질이야 하는 10대 청춘을 담아낸 버즈콕스의 내적이고 삐딱한 풍자에 가깝죠.
이 곡은 셀프 타이틀 첫번째 앨범에 실린 곡인데, 확실히 이 앨범엔 사람의 인상에 확 남는 괜찮은 곡들이 많이 실려있고 종종 리버틴즈와 2000년대 브리티시제 인디 록/팝을 예견하는 트랙도 있습니다. 실제로 리버틴즈는 온리 원스를 굉장히 존경하고 좋아한다고 하더라고요. 같이 연주하기도 했답니다. 틴에이지 팬클럽부터 쿡스와 베이비섐블즈까지, 온리 원스가 남겨놓은 족적은 짧았지만 영국 인디 록에는 의미가 큰 족적이였습니다. 브리티시 로큰롤을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이 행성은 탐사하기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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