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dphone Music/잡담

LCD Soundsystem 내한 공연 감상기.

giantroot2010. 7. 27. 23:56
(정확히는 펜타포트였지만...)
공연 가는건 이번이 처음인지라 세 가지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1. 카메라 고장 난 걸 체크하지 못했음.
2. 설상가상으로 휴대 전화 배터리도 오링.
3. 1번 알았다면 카메라 가방 그낭 록커에 넣고 올걸 ㅠㅠ

하지만 공연은 즐거웠습니다. 그것으로 된 거죠.

공연 이야기를 해보자면...

의외로 드럼 파트가 많이 동원됬습니다. 전자 드럼 포함하면 세 대 정도? 물론 신시사이저 (마이크로코그인지 확인 못했습니다만... 확실히 빈티지 풍으로 튜닝한게 느껴지더라고요.)도 세 대나 동원됬습니다.

라이브 편곡은 앨범과 거의 동일했습니다만, 'All My Friends'의 쇠 두드리는듯한 느낌의 피아노 연주가 일반적인 느낌의 신스 피아노로 변한건 아쉽더라고요. 좀 붕 뜨는 인상이 사라졌달까. 가장 인상깊었던게 드럼이였습니다. 특히 'Movement'에서 두 대의 드럼이 경쟁하면서 곡을 열어가는게 정말 대단했습니다.

LCD 사운드시스템의 공연을 보면서 느끼면서, 그들은 캔과 더 폴, 해피 먼데이즈 등이 추구했던 소위 '건들거리는 그루브'의 총화를 보여주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흑그루브의 건강함하고는 다른, 그 너저분하면서도 사이키델릭한 그루브에 록 밴드 편성이 뿜어내는 엄청난 에너지, 깊은 공간을 이루는 빈티지 풍 신스가 융합해 미친듯한 바이브를 뿜더라고요. 양과 질 모두 너무나 압도적이였습니다.

흥미로운게 2,3집보다 1집 수록곡에서 그런 바이브가 강하게 느껴졌는데, 특히 'Yeah'와 'Movement'는 가히 상상한 것 이상의 광란의 바이브를 보여줘 혼절할 뻔했습니다. 단순한 그루브와 비트에 시작해 한 박자 한 박자 야비하게 치고 오르다가 빈티지 풍 신스가 만들어내는 트랜스 상태로 날아가버리는게 아주...

관객들 반응도 좋았습니다. 록 페스티발 공연장보다 클럽이 되버리는 듯한 느낌은 있었지만 나름 열심히 호응해주더라고요.

전반적으로 제가 LCD 음반을 들으면서 바랬던, 그 빈티지스러움과 너절함, 그리고 박력이 잘 살아있던 공연이였습니다. 더 이상 볼 수 없겠지만, 또 온다면 또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