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리우스]의 오프닝을 장식하는 것은 인물보다도 브라질 동남부 해안도시 헤시피의 옛날 모습을 찍은 사진들이다. 흑백으로 이뤄진 이 사진들이 배치된 이유는 명백하다: 클레베 멘돈사 필로에겐 어떤 인물보다도 헤시피라는 공간이 중요하다. 그는 헤시피라는 공간이 거쳐왔던 역사를 짧게라도 좋으니 관객들이 학습하길 바란다. 이런 욕망에는 매우 향토적인 이유가 있을지 모르겠다. 필로의 고향은 바로 헤시피이며, 그의 전작 [네이버링 사운즈] 역시 헤시피가 배경인 영화다. 낡은 엽서 같은 사진들에서 시작한 영화는 다음 시퀀스에서 곧 인물로 좁혀들어간다. 하지만 필로는 곧장 시놉시스를 보고 상상할법한 클라라의 현재로 들어오지 않는다. 반대로 그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는데 클라라의 과거에서 영화를 시작한다. 필로는 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