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설이 있습니다.) 나치의 탄압으로 미국으로 넘어간 프리츠 랑은, 자신의 독일 시절 영화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던 걸로 알려져 있다. 〈M〉이나 〈메트로폴리스〉로 랑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 사실이 의외로 다가올 것이다. 이런 시큰둥함을 단순히 독일 시절에 대한 환멸로 정리하기엔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도 든다. 왜냐하면 프리츠 랑은 미국으로 넘어가서 자신의 영화 작법을 완전히 바꾼 케이스에 속하기 때문이다. 우선 랑은 〈문플리트〉 같은 예외를 제외하면, 〈메트로폴리스〉나 〈피곤한 죽음〉, 〈스파이더〉 같은 판타지나 모험 활극 같은 건 만들지 않았다. 랑이 할리우드에서 시작하기 위해 끌고온 자신의 유산은 〈M〉이나 〈마부제 박사의 유언〉 같은 범죄 영화에 가까웠다. 하지만 미국 시절 랑의 영화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