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의 영화 [피에타]는 제목이 원래 가지고 있던 특정한 이미지에서 출발하는 영화다. 이탈리아어로 '자비를 베푸소서'를 뜻하는 '피에타'는 예수의 죽음을 슬퍼하는 막달라 마리아의 이미지를 품고 있는 예술적 주제다. 남을 위해 대신 자신을 희생한 '아들' 예수의 숭고함과 그걸 알고 있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슬픔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는 '어머니' 막달라 마리아의 비극적인 대비는 여러모로 예술가의 영감을 자극해왔다. 하지만 영화 [피에타]에는 얼핏 보면 그런 숭고함하고는 거리가 멀다. 사채업을 하면서 주인공 '아들' 이강도의 삶은 그야말로 암담하고 폭력이적이다. 그는 숭고함은 커녕 밑바닥에 끝없이 자신을 구르는 남자다. 영화의 초반부는 그 부분을 할애해서 보여준다. 이런 삶도 어머니를 자청하는 미선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