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에 비틀즈 리마스터 앨범들이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아침에 학교를 가야 됐기에 뜯어본 것은 저녁 늦게여서 였습니다. 물론 이 지름은 악마의 계약을 맺고 (...) 지른 겁니다. (난 죽었다!)
일단 박스 따윈 사치라 생각해서 개별 앨범으로 질렀는데...
Help!
Revolver
Let It Be
Abbey Road
Rubber Soul
The White Album
With The Beatles
A Hard Day`s Night
Magical Mystery Tour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
이렇게 질렀습니다.
[Please Please Me]하고 [Beatles for Sale], [Yellow Submarine], [Past Masters]는 일단 제외했습니다.
그래서 2009년 다시 돌아온 임들의 새 모습은 어떠냐고요?
일단 제가 1987년 초판 CD는 가지고 있지 않아서 뭐라 말할 수 없겠지만, 베스트 앨범인 1은 가지고 있습니다. 이 앨범도 리마스터링이 됬죠.
그래서 리마스터링된 1하고 비교해봤는데... 와 장난이 아닙니다. 가장 극명한 예가 'A Hard Day's Night'인데, 1에 실린 곡이 디지털 특유의 차가움이 지나치게 드러났다면 2009년 리마스터 앨범에 실린 곡은 선명함과 당시 시대 분위기를 동시에 잡아내고 있습니다. 2009 리마스터 버전의 'Penny Lane' 역시 전원적인 따스함을 제대로 살리고 있고요. 이 2009 리마스터 버전을 들으니 더이상 1 버전은 못 듣겠더라고요. 드럼 킥의 힘이나 스네어의 질감, 보컬 목소리의 깊이 같은 것도 확연하게 느껴진데다, 심지어 'Blackbird' 마지막에 실린 단순한 새 지저귐 소리도 생생하게 다가와서 놀라웠습니다.
정리하자면 1이 디지털적인 선명함이 지나쳤다면, 2009년 리마스터는 디지털적인 선명함과 아날로그의 풍성함 사이에서 중용의 미학을 보이고 있습니다.
앨범 디자인도 우수합니다. 초판은 지갑형 디지팩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제가 초보 비틀매니아여서 이번에 부클릿에 실린 사진들이 미공개 사진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처음 보는 사진들이긴 합니다.) 화이트 앨범의 엠보싱 처리 보고 감탄하고, 콜라쥬 포스터에 다시 한번 감탄했습니다. (이 특전은 재판때 사라질지 모르니 당장 생각 없으신 분들도 화이트 앨범만은 지금 장만하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외의 앨범들의 디자인도 결코 허투로 만들지 않았습니다. 전반적으로 발매 당시의 감동을 살리고자 하는 정성이 돋보인다고 할까요. CD 수납 부분도 만족스럽지만, 2CD인 화이트 앨범은 좀 꺼내기 힘들더라고요;;
추출해서 듣는 동안 가장 먼저 다가왔던 시절의 비틀즈는 [Magical Mystery Tour] 였습니다. 이 시절 싱글인 'Penny Lane'과 'Hello, Goodbye', 'All You Need is Love'가 제 영원한 훼이보릿이여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리마스터로 처음 만나는 앨범들도 있습니다. 솔직히 전 페퍼 상사나 하얀 앨범이나 애비 로드 메들리, 리볼버 권총은 처음 만나봅니다. -0- 그 이유는 바로 EMI의 발로 만든 구판 때문이죠. 87년 CD가 너무 구리다는 평들을 듣고 구판 CD는 싹 무시하고 참을성 있게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 기다림을 보상받고 있습니다. Olleh! 일단 하얀 앨범은 반복 청취로 '이 곡이다!' 싶은 곡들을 꽤 발굴해냈고, 애비 로드 메들리는 한번 듣는 순간 17분이 후딱 날아가버리더라고요. 전설이 전설일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결론을 말씀 드리자면 이번 리마스터 앨범들은 4년동안 극비리에 작업한 성과가 있습니다. 음악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구입하셔야 할 아이템인건 확실합니다. 여튼 2009년 9월 9일 마침내 다시 돌아온 비틀즈 임들을 위해 당분간 전 비틀즈를 열심히 들을 예정입니다.
P.S. 그래도 옥의 티는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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