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eper Into Movie/잡담

[마더] 보고 왔습니다.

giantroot2009. 5. 30.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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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신작 [마더]를 보고 왔습니다. 영화 느낌이 어떠냐고 물어보면...

뒤에서 빳따로 후들겨 맞은 듯한 느낌입니다.

물론 이는 좋은 의미입니다. 그만큼 영화의 정서적인 힘이 강하다는 뜻이거든요. 하지만 보는 내내 좀 힘들었습니다. 그 강함이 굉장히 사람을 끊임없이 자극하거든요. 결말도 찝찝하기 그지없고...

이 영화의 주제는 모성입니다. 무척 흔해빠진 주제입니다만 봉준호는 흔해빠진 길로 가지 않습니다. 이 영화는 극단적인 모성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혜자 (크레딧에는 '마더'라고 나오지만...)가 가는 길은 무척 극단적이기 그지없지만, 그 길을 가는 이유는 지극히 상식적입니다. 이 대비로 인해 생각할 거리가 많아집니다. 봉준호 특유의 사회를 헤집는 시선도 여전합니다.

연출도 좋습니다. 유연하게 미끌어져 들어가면서도, 엇박자 유머를 놓는 봉준호 특유의 감각은 여전합니다. 다만 전작들에 비해서는 유머가 많이 적어졌습니다. 이 때문에 영화가 상업적인 타협을 거의 안했다는 인상이 강하더군요. 정서적인 힘을 통제하는 능력도 대단합니다. 전 후반부의 반전에서 감정 이입이 제대로 했습니다.

봉준호 영화 최초로 2.35:1 화면비율을 썼다고 하는데, 그에 따른 화면 구도 짜기가 상당히 좋았습니다. 어머니의 왜소함과 광기를 적극적으로 드러냈다고 할까요. 특히 룸살롱 장면은 필견이라 할 수 있습니다. 김혜자야 검증 받은 배우니 두말하면 잔소리고, 원빈 참 대단하더군요

아유... 요새 과제에 찌들어서 영화를 제대로 분석할 여유도 없군요. 투덜투덜.... 그래도 이 영화 상당히 괜찮습니다. 굉장히 센 영화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