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dphone Music/잡담

2009년의 봄이 왔습니다. 음반도 왔습니다. 소감문도 왔습니다.

giantroot2009. 4. 18.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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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gur Ros - [Með Suð Í Eyrum Við Spilum Endalaust] (2008, EMI)
Yeah Yeah Yeahs - [It's Blitz!] (2009, Interscope)

1.
봄이여서 그런지, 갑자기 바람이 들어서 시규어 로스 2008년 앨범을 사고 말았습니다. 아 제길 아이튠즈에서 미리듣기 하는게 아니였어ㅠㅠㅠㅠㅠㅠㅠ

사실 시규어 로스에 대한 제 생각은 (저번에도 밝혔지만) "당신들이 팝을 할때 제일 멋지지"가 제 지론입니다. 길건 짧건 그들이 자신의 신비로운 분위기로 훅이 담긴 팝을 만들때가 가장 좋았습니다. 그 외엔 흠... 솔직히 포스트 록 풍의 곡들은 잘 안 듣습니다 (...)

이번 앨범은 전작 [Takk...]와 많이 달라진 편이더군요. 프로듀서 플러드가 참여해서 그런지, 사운드 질감이 전작에 비해 쫀득쫀득해졌다는 느낌도 들고... 전반적으로 밝아졌습니다. 초반부의 'Gobbledigook','Inní Mér Syngur Vitleysingur','Við Spilum Endalaust' 같은 곡들은 정말 좋습니다. 봄하고 잘 어울리는 곡이라 할까요.

다만 후반부엔 빵 터트리는 게 없다는 게 좀 아쉽군요. 'Festival' 이후 후반부는 대부분이 잔잔한 곡들로 채워져 있는데... [Takk...]때 'Gong' 같은 곡이 있었다는 걸 생각해보면 전반부 파워가 너무 집중 된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뭐 그래도 전반부가 너무 좋아서 실망하진 않았습니다.

여담인데 제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시규어 로스 앨범은 이 앨범 수록곡인 'Inní Mér Syngur Vitleysingur','Við Spilum Endalaust'나 [Takk...] 시절의 'Hoppípolla'나 'Sæglópur' 같은 곡들로 꽉꽉 들어찬 앨범입니다 :) 하지만 그러면 좀 질리겠죠. 그래도 저 곡들의 수가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2.
ENTClic님이 리퀘스트 하신, Yeah Yeah Yeahs 신보 [It's Blitz!] 소감문 갑니다.

결론을 내리자면 무척 괜찮은 앨범입니다. LCD 사운드시스템 풍의 번쩍번쩍한 신시사이저로 연주하는 펑크 롹라고 할까요? 그들 특유의 귀청 찢어지지만 신나는 일렉트릭 기타 사운드가 번쩍번쩍거리는 질감을 얻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Zero'는 그런 점에서 앨범의 성격을 잘 집약 해주는 싱글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곡이 'Zero'처럼 막장 뉴웨이브 댄스 펑크로 일관되게 몰아 붙이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이 앨범은 'Soft Shock' 같은 (살짝 희화화 된 듯한) 시침 뚝 뗀 슈게이징 팝, 'Shame and Fortune' 같은 정통 펑크 록, 'Runaway'의 펑크 풍의 어두운 챔버 팝까지 다채로움으로 차 있습니다. 대부분 이런 다채로움은 앨범의 균형을 파괴시키는데, 이 앨범은 효과적인 트랙 배치 및 프로듀싱으로 다채로움과 통일성을 조화시키고 있습니다. 무척 좋습니다.

전반적으로 전작보다 많이 편해진데다 (그렇다고 맥 빠질 정도로 말랑말랑해진 건 아닙니다.), 적절한 안배가 돋보이는 앨범입니다. 귀 찢어지는 사운드를 죽어도 싫다!라는 분이나, 번쩍번쩍 신디사이저 사용이 싫다!라는 분들만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청자들을 만족할 수 있는 앨범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