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Not There

공의 경계 감상평에 대한 추가.

giantroot2006. 9. 16. 18:03
사실 이 글은 가볍게 생각하고 쓰기 시작한 글이였다. 그냥 투덜거리는 투로 쓰고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 그런 글이였다.

그러나 거리君님의 날카로운 지적 한마디에 나는 이 글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됬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여러 이유들이 나왔다.

첫째로 내가 왜 공의 경계의 문장이 난삽하냐고 말했냐면, 이 소설에서 등장인물들이 나누는 이야기들은 관념적인 게 많다. 관념적인 내용을 다룰려면 관념적인 내용의 핵심을 잘 짚어내 읽는 이에게 잘 읽혀져야 한다. 아니면 타당한 논리와 설득력을 보여줘야 한다.

하지만 공의 경계는 둘다 잘 잡아내지 못하고 있다. 토우코가 말하는 내용들은 모두 담배연기처럼 모호하고, 논리도 없이 그저 쏟아내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설득력도 없고 흡인력 또한 없다.

이런 문제는 설명과 짤막한 대화에도 나타난다. 단문인데도 선명히 다가오지 않는 설명, 우리가 평소 말하는게 저런가 싶은 뻣뻣한 대화 등.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나칠정도로 잔인한 묘사 또한 읽는 동안 큰 고역이였다. 피바다로 만드는 게 나쁜게 아니다. 그런데 공의 경계에서는 그것이 불필요할 정도로 자세히 설명된다. 하권을 잠시 읽어봤는데 식인 장면을 얼굴이 찌푸릴정도로 자세히 묘사 되었다.(인육의 맛을 왜 설명하나 말이지.)

내가 죄와 벌을 든 이유는 우연히 겹쳐 읽었던 점도 있고, 무엇보다 관념적인 설명에서 큰 차이를 느껴서 들었(다긴 보다 한마디 적은 것)다. 죄와 벌에는 관념적인 대화와 독백이 자주 나오는데 그것들은 전혀 흐트러져 있지 않고, 자세히 읽어 보게 되는 흡인력을 가지고 있다.

어쨌든 거리君님의 비판을 듣고 짤막한 글을 쓸때도 항상 조심해서 써야 한다는 가르침을 다시 배우게 됬다. 베스트애니메의 모님과 거리君님, 비판 감사합니다. (다만 '수준 낮은 글'은 약간 충격이었다-_-;;)

나는 계속 글을 쓸 것이고 그때마다 비판을 받을 것이다.

비판을 받으면(원색적이거나 근거없는 비난 제외) 그 사람에게 감사하게 생각하고 고칠 것이다.

왜 감사하게 생각하나면

그 사람은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발견해서 나한테 알려 줬기 때문이다.

물론 그 비판이 불편할수 있다. 비판 받아들이기는 쉬운일이 아니니.

그러나 나는 받아들이도록 노력할것이다.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것을 부정하면 내 자신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거니깐.

(쓰고 나니 반성문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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