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다 일상 보고를 시시콜콜 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그래도 코로나-19로 인해 제 일상이 변한 기록을 남겨야 되겠다 싶어서, 이번 기회에 적습니다. 이 사태가 터진지도 벌써 9개월이 넘어가고 얼마 안 있으면 1주년을 맞이하겠네요. 솔직히 싫네요.
일단 나가는게 무지 귀찮습니다. 가볍게 나간다는 개념 자체가 사라졌다는 느낌. 나갈땐 무조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들어올땐 손을 씻어야 합니다. 물론 예전에도 나갔다 오면 손 씻긴 했는데 이젠 안 하면 죽는다라는 느낌이라서 압박감이 심해졌다고 할까요. 의외로 사람들이 야외 활동을 즐겨하더라고요. 거기선 전염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지. 그런데 등산이나 산책할때 마스크 끼고 하는게 참 고역입니다. 운동을 안 해서 체력이 떨어진 것도 있는데 숨쉬기 정말 힘들더라고요.
초기엔 마스크 대란이 심각했는데, 지금은 마스크 물량이 많이 풀려서 낫습니다. 마스크도 1달에 한 개씩 가는 정도라 올 봄에 장만한 정도로 버틸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동안 마스크 챙겨다니는게 큰 골칫거리였는데, 어머니가 마스크 끈을 사와서 마스크 관리하기 편해졌습니다.
하루종일 코로나-19 관련 안전 메시지가 와서 이젠 저희 동네 아니면 대충 넘깁니다. 무감각해졌다고도 할 수 있겠군요.
가장 현실적인 타격이라면 해외 우편 서비스가 엉망진창이 되어 저렴한 배송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점. 아마존 해외배송료도 올라서 제 음반/블루레이 구매 전선에 심각한 차질이 생겼습니다. 결국 이번 초여름부터 무조건 배송대행 서비스 끼고 아마존으로 주문하고 있습니다. 이베이 거래도 안 한지 좀 되었네요. 주머니 사정이 아까워서 자주 썼는데 흑.
음식점이나 공공 시설 가는게 부담스러워졌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외식도 하긴 하는데, '혹시 전염되는거 아니야?' 일말의 불안함이 있습니다. 아는 사람들과의 약속도 다 취소된 상태고, 영화관도 어지간하면 거의 안 가고 집에서 보고 있네요. (덕분에 쌓여있던 영화 블루레이를 열심히 보긴 했습니다. 리뷰로 올려야 하는데...) 그나마 10-11월 쯤 해서 [공포분자]랑 [마틴 에덴]을 봤는데 정말 영화관에 사람 줄어든게 느껴집니다. 제 부담과 별개로 가을부터는 사람들도 자제하는 것에 지쳤는지 평상시처럼 다니더라고요. 필수적으로 마스크는 끼지만.
공공장소에 출입하려면 QR 코드를 찍어야 합니다. 어지간한 시골 식당에도 QR 코드 요구하더라고요. 하도 안 나가다가 처음 QR 코드 꺼내달라고 했을때 좀 애먹었습니다. 디스토피아 감시 독재 사회가 이런 느낌 아닐까 유사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물론 아직은 감시 독재까지는 안 간게 다행이지만, 그래도 미묘하게 꺼림칙하더라고요. 한국 사회가 주민등록번호로 인적 사항 관리가 편하다는 점이 그렇습니다.
그외엔 크게 적을건 없습니다. 대부분은 윗 문단의 연장선상이라서요. 아직 한국은 락다운까지 안 간게 다행입니다. 락다운을 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하기도 끔찍하군요. 멍청한 소식도 자주 들려옵니다만, 그나마 트럼프가 낙선하고 조 바이든이 당선된 것도 그렇고 사람들이 코로나-19를 통해 아무런 깨달음을 얻지 못한건 아니라서 다행입니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빨리 나와서 좀 편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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