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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이 달리다 [Ride Lonesome] (1959)

라이드 론섬 Ride Lonesome 0감독버드 베티커출연랜돌프 스콧, 카렌 스틸, 퍼넬 로버츠, 제임스 베스트, 리 반 클리프정보서부 | 미국 | 73 분 | - [외로이 달리다]에서 인상깊은 것이라면, 벤의 동선이다. 영화 내 인물들이 지적하듯이 벤은 일부러 프랭크 일당에게 자신의 행적을 노출하면서 산타 크루즈로 향한다. 아니 향한다고 보기에도 문제가 있다. 벤의 동선은 급박하지 않고 느긋하다. 왜 그렇게 행동을 했을까? 물론 [선다운의 결전]이나 [투우사와 숙녀]를 위시한 보티커 영화를 지나온 관객들이라면 알겠지만 벤의 행적은 ‘도주’가 아닌, 결투 장소로 이끌기 위한 행동이다. 영화 첫 장면으로 돌아가보자. 이 장면이 재미있는게, 벤과 빌리 사이엔 도망치는 자와 쫓는 자의 긴장 관계가 없다는 것이..

투우사와 숙녀 [Bullfighter And The Lady] (1951)

투우사와 숙녀 Bullfighter And The Lady 0감독버드 베티커출연조이 페이지, 길버트 롤랜드, 존 허바드, 버지니아 그레이, 캐티 주라도정보드라마, 로맨스/멜로 | 미국 | 87 분 | - 버드 보티커의 [투우사와 숙녀]의 시작은 투우사의 석상이다. 물론 이 석상을 보여주는 컷은 영화가 투우사에 대해 다룰 것이라는 걸 관객에게 전달하는 기능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보티커가 영화의 시작에서 명패 대신 석상의 굳건한 이미지을 선택한 것이야말로 영화의 전체적인 감수성을 결정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투우사와 숙녀]는 이후 그가 이어갈 ‘결투의 법칙’에 대한 맹아가 담겨 있는 영화기 때문이다. 석상에 이어 우리는 실제 투우사들의 크레딧과 함께 투우장에서 투우를 보는 미국에서 온 주인공 조..

선다운의 결전 [Decision At Sundown] (1957)

선다운의 결전 Decision at Sundown 0감독버드 베티커출연랜돌프 스콧, 존 캐롤, 카렌 스틸, 밸러리 프렌치, 노아 비어리 주니어정보드라마, 서부 | 미국 | 77 분 | - (이 리뷰는 2014년 4월 15일부터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진행된 버드 보티커 특별전을 감상하고 쓴 리뷰입니다.) [선다운의 결전]은 마부에게 선다운 쪽으로 가도록 협박하는 랜돌프 스콧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작한다. 그런데 여기서 랜돌프 스콧가 맡은 버트는 바로 선다운에서 가지 않고 샘을 만나기 위해 갈림길에 내린다. 이 단순한 동선의 이탈은 그러나 앞으로 진행될 내용에 대해 약간의 힌트를 주고 있다고도 볼 수 있을것이다. [선다운의 결전]에서 인물들은 목적지로 바로 가지 못하고 그 길의 갈림길에서 번뇌하고 충돌하고 종종..

The Left Banke - [Walk Away Renée/Pretty Ballerina] (1967)

잊혀졌던 바로크 팝의 경전 미국 뉴욕 출신의 레프트 뱅크는 버즈와 러빙 스푼풀이 한창 일궈놓고 있었던 포크 록과 브리티시 인베이전에 영감을 받아 등장한 밴드다. 실질적인 리더였던 마이클 브라운과 톰 핀이 중심이 된 이 밴드는 'Walk Away Renée'라는 데뷔 싱글이 히트치면서 일약 히트를 쳤다. 러빙 스푼풀의 멜로디를 비치 보이스의 하모니와 풍성한 소리들의 담은 뒤 클래식한 하프시코드와 플룻으로 (이 플룻 솔로는 마마스 앤 파파스의 'California Dreamin'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채색하면서 르네라는 여성을 향한 브라운의 절절한 짝사랑을 담고 있는 이 곡은 곧 짝사랑을 다룬 고전의 반열에 들어서게 된다. 심지어 당시 인기 그룹이였던 포 탑스도 가져가 히트를 쳤을 정도다. 그렇게 ..

Anita O' Day - It's Delovley / Love for Sale

아니타 오'데이는 스윙 시대부터 활동한 이름있는 재즈 보컬이지만, 빌리 홀리데이 - 사라 본 - 엘라 피츠제럴드로 대표되는 대표적인 디바에 비하면 인지도는 낮은 편입니다. 굳이 따지자면 엘라 피츠제럴드 과에 가까워요. 모던 재즈보다는 빅밴드에 활동하면서 스탠더드 팝을 주로 노래했으니깐요. 아니타 자신도 빌리 홀리데이와 엘라 피츠제럴드에 대한 존경을 표했으니... 물론 엘라가 여전히 흑인 보컬 특유의 끈적한 블루스와 가스펠의 향취가 남아있다면, 백인인 아니타는 훨씬 가볍고 산뜻합니다. 블로썸 다이어리처럼 롤리타 목소리까지는 아니지만 품위있으면서도 사뿐히 날아다닌다고 할까요. 콜 포터의 유명곡인 Love for Sale과 It's Delovely를 해석하는 아니타의 목소리는 당당하면서도 고상한 품위를 지닌 ..

XTC 재발매: Nonsuch+Skylarking 완전판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XTC 리이슈가 조금씩 진척되고 있나봅니다. http://en.wikipedia.org/wiki/XTC#Reissue_program 이렇게 따로 적혀있을 정도로 나름 큰 계획이였고 실제로 2010년에 다른 페르소나였던 듀크스 오브 스트라토스피어 앨범하고 본인들 의 최고작 아닌가하는 스카이라킹이 완전판 (LP 한정)이 나오긴 했습니다. 정작 한창 소식이 없었죠. 그러다가 2013년에 넌서치 앨범이 재믹싱되어 (멀티채널화) 리마스터링된게 나왔고 다음주 21일에 스카이라킹 완전판 CD로 나온다고 합니다. 일단 넌서치 같은 경우엔 블루레이 포함반도 발매되었고, 스카이라킹 완전판 CD 버전은 LP 버전처럼 동일하게 트랙 리스트 수정에 (Dear God이 올라가고 Sacrificial Bonf..

김수영 전집 2: 산문 (2003)

김수영 전집 2(산문)저자김수영 지음출판사민음사 | 2003-06-25 출간카테고리시/에세이책소개초판 출간 이후에 발굴된 작품들을 다수 수록하였다. 이글들은 2... 그릇된 세상에 불온한 사랑의 장도리를 던져라 [김수영 전집] 2권은 그가 그동안 써왔던 산문을 하나로 묶어서 내놓은 책이다. 이 산문들은 '거대한 뿌리'나 '어느날 고궁을 나오면서', '풀' 같은 시들 에서 찾아볼 수 있었던 그의 사상이 제대로 드러나 있는 책이기도 하다. 전집이라는 타이틀 답게 이 책은 시론, 문화 비평부터 시작해 소소한 일상들을 다룬 수필까지 제법 다양한 영역을 포괄하고 있다. 우선 이 리뷰를 시작하기 전에 지금까지 한국 문학계에서 김수영을 읽는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고 싶다. 강신주 정도를 제외하면 김수영은 저항시, 참여..

Go To Fly/비문학 2014.04.10

Blue Magic - Sideshow

물론 소울에도 제법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필리 소울이라는 장르가 있습니다. 주로 프로듀서와 작곡자 위주로 돌아가는 이 장르는 달콤한 멜로디에 현악과 소울 하모니가 겹쳐져 은은한 싸이키델릭 필을 뿌리는 그런 장르로 유명합니다. 나중에 AOR 장르라던가 디스코에도 영향을 미치기도 했죠. (야마시타 타츠로라던가 램프가 영향을 받았습니다.) 로레타 할러웨이라던가 살소울 오케스트라, 오'제이스, 패티 라벨, 스타일릭티스 같은 뮤지션들이 유명합니다. 블루 매직도 필리 소울 장르에 속하는 뮤지션인데, 이 트랙은 그야말로 필리 소울의 전형을 보여주는 곡입니다. 하프 간주가 살살 청자를 간지립히는 우아하고 고풍스러운 발라드라고 할까요. 당시엔 상당한 히트 싱글이였다고 합니다. 이 곡이 수록된 [Blue Magic]도 ..

노예 12년 [12 Years a Slave] (2013)

노예 12년 (2014) 12 Years a Slave 8.1감독스티브 맥퀸출연치에텔 에지오포, 마이클 패스벤더, 베네딕트 컴버배치, 브래드 피트, 루피타 니용고정보드라마 | 미국 | 134 분 | 2014-02-27 [노예 12년]의 시작은 18세기 미국 남부 흑인 노예가 겪었어야 했던 삶의 일부를 몽타주 형식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 장면에는 중심 인물이 등장하지만 캐릭터 설명이 부재하기에 우리는 이 인물이 영화의 주인공인지 아닌지 알 수 없다. 마침내 그 노예가 편지를 쓰다가 구겨버렸을때 [노예 12년]은 타이틀을 띄운다. 당시 흑인 노예들이 문맹이였던걸 생각해봤을때 (실제로 영화 내에서도 그 점이 빈번하게 다뤄진다.) 이 캐릭터가 편지를 쓰다가 구겨버리는 행위가 단순한 일상적인 의미를 넘..